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압타바이오가 주요 파이프라인 선별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상이 진행되는 소수의 파이프라인들을 제외하면 몇 년째 고도화 작업이 멈춰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1~2년 동안 기술이전 등의 성과가 나지 않을 경우 대규모 파이프라인 정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장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압타바이오는 작년 말 기준 12개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증과 조영제신독성을 적응증으로 하는 'APX-115'을 비롯 ▲APX-311(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MASH) ▲APX-1004F(황반변성) ▲APX-1004(당뇨성 망막병증) ▲APX-5278(동맥경화증) ▲APX-NEW(뇌질환치료제) ▲APX-343A(면역항암제) ▲ABF-103(황반변성) ▲Apta-16(혈액암) ▲Apta-12(췌장암) ▲Apta-NEW(간암) 등이 주요 파이프라인들로 꼽힌다.
이 중 당뇨병성 신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APX-115(Isuzinaxib)는 지난해 12월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B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해당 임상은 국내 20개 병원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같은 달 회사는 식약처에 APX-343A 1상 IND 신청서를 제출했다. 면역항암제 개발 중인 APX-343A는 세브란스병원 등 5개 기관에서 진행성 고형암 환자 최대 110명을 대상으로 1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다른 파이프라인들의 연구개발(R&D) 상황은 더디다는 점이다. 조영제신독성을 적응증으로 하는 APX-115의 경우 2023년 5월 IND 승인을 받았다. 당초 해당 임상은 지난해 9월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상 종료나 결과에 대한 공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1상을 완료한 APX-311의 경우 매년 사업보고서 등에 2상 진입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진행이 멈춰있으며 비임상을 앞둔 APX-5278도 비슷한 상황이다. 삼진제약에 기술수출한 APX-1004과 Apta-16 역시 눈에 띄는 진척이 없다.
시장에서는 현재 이 회사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동시다각적인 파이프라인 고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작년 말 기준 회사가 단기간에 가용할 수 있는 현금 및 금융상품 등의 규모는 315억원이다. 반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전환사채(CB) 등의 160억원 수준이다. 전환사채는 오는 8월부터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며 전환가액은 8674원으로 현재 주가(22일 종가 7830원)보다 10% 가까이 낮다.
특히 매년 100억원 이상 지출되는 연구개발비 규모도 향후 재무상황 및 R&D 진행에 부담 요인이다. 이 회사의 2023년과 2024년 연구개발비는 각각 123억원, 14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3822.7%, 434.1%에 달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 확보 없이는 장기적인 R&D가 불가능 하다"며 "결국 기술이전을 통한 선급금 및 마일스톤 유입 등의 성과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CB 잔액 중 절반 가량에 대해 회사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가지고 있고 행사를 검토 중"이라며 "남은 80억원은 현재의 자금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이프라인이 많다 보니 우선순위를 정해 진행하고 있다. 일단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는 물질은 4개 정도"라며 "한꺼번에 연구개발을 하려면 자금이 너무 많이 투입되기에 투자자들과 계획을 공유하며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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