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내년에도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수은은 2014년 처음 출자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근 3년간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실무진부터 윤희성 행장까지 조직이 자본시장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로 채워진 만큼 앞으로 출자 규모를 키워 국내 수출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한국투자PE와 IMM인베스트먼트를 공급망안정화펀드 대형부문 위탁운용사(GP)로 선정했다. 중소형부문에서는 코스톤아시아와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를 GP로 선정했다. 수은은 대형부문과 중소형부문에 각각 7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출자했다. 올 상반기에도 첨단전략산업 펀드를 통해 1500억원을 시장에 공급했다.
수은은 올해 출자 금액을 크게 늘렸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3000억원 가량을 출자해 왔으나 올해는 4500억원 이상으로 50% 가량 규모를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상반기 1500억원, 하반기 2000억원을 출자했고 프로젝트펀드 방식으로 1000억원 이상을 공급했다. 이들 금액을 더하면 4500억원을 넘어선다.
시장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수은은 블라인드펀드 외에도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국내 수출기업 유동성 공급에 도움을 줬다. 대표적으로 올 상반기 진행한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딜이 있다. 수은은 국내 대표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미국의 사족보행 로봇 개발·제조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할 때 250억원을 출자했다.
수은의 출자 규모 확대에는 윤 행장 등 조직 수뇌부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채워졌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은행 안팎은 보고 있다.
윤 행장은 수은 최초의 내부 출신 행장이다. 이전까지는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관료가 이 자리를 독차지해 왔다. 조직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만큼 윤 행장이 수은의 출자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윤 행장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기간 자금 관련 부서에서 전문성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외화조달팀장 시절 아시아 최초로 중동아시아 채권 발행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처음으로 중동 오일머니를 국내에 들여온 장본인이다.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안종혁 전무이사도 과거 혁신성장금융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자본시장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혁신성장금융본부 산하에는 수은 출자사업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부가 위치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올해 출자 규모를 키웠다"며 "윗선에서도 출자사업 확대를 밀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년에도 출자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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