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코비, 이사회 견제·감독 기능 '상실'
이사회 중 3인 작년 이사회 참석률 0%… 회사는 바이오부문 자회사 곳간 전락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스코비 CI(출처=인스코피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인스코비 이사회가 내부 견제·감독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이 회사의 이사진 7명 중 3명의 이사회 참석률이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사진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최근 인스코비가 바이오부문 자회사의 곳간으로 전락하며 각종 재무적 지표 역시 악화되고 있다. 


인스코비는 1970년 설립된 삼립양행이 모태로 당초 시계 부품 제조 및 판매사업을 주로 영위했다. 이후 수차례 사업다각화 작업을 거쳐 2014년 아피메즈를 인수해 바이오산업에 진출했고 2015년 스페이스네트(현재 프리텔레콤)를 인수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한 2018년에는 의료기기 개발업체 셀루메드까지 추가로 인수했다. 작년 말 기준 인스코비의 자회사 지분율은 아피메즈 22.5%, 프리텔레콤 100%, 셀루메드 28.8% 수준이다.


인스코비의 현재 매출구조는 MVNO(알뜰폰) 사업에 치우쳐 있다. 현재 알뜰폰 브랜드 '프리티'를 운영하면서 인스코비가 LGU+ 망을, 프리텔레콤이 KT, SKT 망을 각각 운영한다. 회사의 작년 매출 1005억원 가운데 MVNO 매출은 927억원(92.2%), 스마트그리드는 29억원(2.9%), 화장품 시계 등은 49억원(4.9%)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억원, 당기순이익은 29억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인스코비는 1985년 1월 코스피시장에 상장됐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6일 종가기준 1747억원으로 코스피 중하위권 수준이다. 현행 상법상 국내 상장회사 이사회 구성원의 4분의 1 이상의 사외이사 선임이 필요하다. 이에 인스코비도 현재 4명의 사내이사와 1명의 기타비상무이사, 2명의 사외이사로 총 7명의 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인스코비의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진 7명 중 3명이나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총 28차례의 이사회를 진행했지만 한호동 사내이사, 이강재 기타비상무이사, 이보균 사외이사는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아 출석률이 '0%'다. 범위를 2023년으로 넓혀도 이들은 단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특히 한호동 사내이사와 이보균 사외이사는 각각 전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경기북지회장, 한국카길 대표 회장으로 2019년 3월 선임됐다. 또한 이강재 기타비상무이사는 원광대학교 농과대학 출신으로 2015년 3월 선임됐다. 최소 6년에서 최대 10년 장기간 인스코비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인스코비는 이에 더해 이사회에 참석해 독립적으로 이사의 업무를 감독하는 감사의 역할도 전무한 수준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20년 3월 김용희 전 현대피아이 대표이사를 감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그 역시 2023~2024년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인스코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감사는 작년 3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그동안 인스코비는 바이오부문 자회사의 곳간으로 전락한 형국이다. 실제 작년 이사회에서 '자회사 대여금 지급의 건'이 통과된 횟수는 총 13번이나 된다. 이에 인스코비의 자회사로의 대여금은 2020년 15억원에서 2024년 84억으로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인스코비의 재무적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58.53%에서 2024년 120.97%로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네 차례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별도기준 부채총계가 2020년 238억원에서 2024년 40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수익성이 감소한 상태에서 무리한 자회사 지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스코비는 장기간 이어진 적자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이사들이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심지어 참석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이는 이사회가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인스코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이사진들이 별도로 활동하는 것도 많고 사내에 있지 않는 경우도 잦아 필요한 정족수만 채워서 이사회를 진행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마다 상황과 사정이 있어 이사진의 이사회 참석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 이사진들은 종종 회사에 나와 경영진과 협의도 하고 외부 활동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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