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전환사채' 룽투, 경영권 매각 왜?
히트작 부작·3년째 순적자…모회사도 경영난에 지분 정리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0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룽투코리아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선보인 모바일 게임들의 잇단 흥행 실패로 실적이 악화되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선 모회사인 중국 본사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경영적 지원이 불가능한 점도 매각을 나서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룽투코리아는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유상증자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제3자배정 증자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증자에는 에스에이치투자조합1호가 단독으로 참여해 총 634만1154주를 취득한다. 취득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기발행된 주식 2542만9284주 대비 24.9%에 달한다. 기존 최대주주인 룽투게임 홍콩 리미티드가 보유한 주식수 349만8959주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에스에이치투자조합1호는 룽투코리아가 발행하기로 결정한 100억원 규모의 제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에도 단독 투자자로 참여한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다. 만기일은 2027년 7월 31일로 총 3년이다. 에스에이치투자조합1호는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6년 7월 31일부터 만기 1개월 전인 2027년 6월 30일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538만5029주로, 기발행주식의 21.2% 규모다. 에스에이치투자조합1호가 전환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유상증자 및 CB를 통해 룽투코리아 주식 1172만6183주(기발행주 대비 지분 46.1%)를 총 200억원에 사들이는 셈이 된다.


룽투코리아가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연이은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과마법'(2016년), '열혈강호'(2017년) 등을 선보이며 중소개발사로써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열혈강호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4월 '워오브글로리', 같은 해 9월 '루나 : 달빛연대기' 선보인 최신작들만 보더라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이 전무한 상황이다.


룽투코리아의 최근 5년(2019~2023년)간 매출만 봐도 2020년 52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0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019년 16억원 ▲2020년 29억원 ▲2021년 -87억원 ▲2022년 -299억원 ▲2023년 -116억원 순으로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2021년 -56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51억원, 2023년 -34억원 순으로 3년 째 음수에 머물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요원하다는 점도 경영권 매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모회사인 룽투게임 홍콩 리미티드는 룽투코리아 지분 13.8%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룽투게임 홍콩 리미티드는 2022년 7차례에 걸쳐 룽투코리아 주식 296만902주(지분율 11.65%)를 장내 매도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202억원이다. 결국 룽투코리아 입장에서 모회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경영난까지 직면하게 되자 매각에 나서게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룽투코리아 관계자도 "기존 최대주주였던 룽투게임 홍콩 리미티드가 2022년부터 지분을 계속해서 시장에 매각했는데 이는 경영 의지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본사 차원에서도 지분을 팔 정도로 자금난을 겪고 있을 만큼 경영권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최대주주 변경 이슈가 계속해서 불거졌다"며 "이와 관련해 이번 유사증자는 구주는 일단 놔두고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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