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네이버가 업황 불황에도 광고·커머스 분야에서 두 자리수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올해를 'ON-서비스 AI(인공지능)' 전략을 본격 구현하겠다고 밝힌 만큼 해당 분야에서 AI 서비스를 고도화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일 실적 발표에서 광고(서치플랫폼)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9.9% 성장한 3조9462억원이며, 커머스는 같은 기간 14.8% 성장한 2조923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광고 사업의 경우 검색광고(SA) 영역의 외부매체 확장, 디스플레이 광고(DA)의 홈피드 인벤토리 확대 및 타겟팅 고도화 등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커머스 사업은 지난 10월 출시한 플러스스토어로 인한 쇼핑 경험 향상과 이용자 혜택 강화로 호실적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네이버의 광고 사업 호조세에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반응과 함께 올해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고 업계의 불황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데에는 전사 차원의 AI 전략 효과가 있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세가 전혀 없음에도 국내 광고 플랫폼 중 유일하게 숫자가 좋다는 것은 AI 수익화 효과가 분명히 작용하는 것"이라며 "이번 분기 성장 추세가 커머스 사업에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며 AI가 접목된 로컬 시장 내에서의 추가 성장 스토리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11월 개최한 통합 컨퍼런스 '단(DAN) 24'에서 '온서비스 AI' 전략으로 검색과 광고, 쇼핑 등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회사는 AI 솔루션을 광고·커머스 분야에 선제적으로 적용해왔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온서비스 AI 전략 본격화를 통해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적용 사업 범위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검색 서비스와 새롭게 선보이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앱에 이용자별 개인 비서 역할의 'AI 브리핑'을 추가해 광고·커머스 분야 수익화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열린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 검색기능인 오버뷰를 확대한 구글의 광고수익화를 보면, 기존 검색광고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네이버도 'AI 브리핑' 출시 이후 광고수익화를 끌어올린다면 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버는 같은 날 주주총회 공시를 통해 '은둔의 경영자'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공지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처리되면 이 창업자는 자리를 떠난 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 자리로 복귀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쳐진 회사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과 함께 그동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창업자가 네이버를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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