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윤법렬 신임 K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하우스 차원의 투자 프로세스 체계정립을 과제로 내세우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투자 수익률은 물론 투자 과정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통해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윤법렬 대표는 지난 25일 딜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KB인베스트먼트가 지향하는 투자철학과 벤처투자업계의 경쟁력 제고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는 "유한책임투자자(LP)와 위탁운용사(GP)가 궁극적으로 벤처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투자 과정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프로세스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변호사 출신의 투자 전문가이자 LP 출신 VC 대표라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법무법인 광장에서 금융·증권 전문 변호사로 8년 간 몸담았다. 이후 씨티은행을 거쳐 2008년 KB증권에 입사해 ▲준법감시인 ▲투자금융부장 ▲해외사업추진부장 ▲대체금융본부장 ▲Equity운용본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 1일 KB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로 공식 부임해 2년간의 임기를 수행한다.
◆ "한 건의 텐배거 보다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이 중요해"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KB증권 Equity운용본부를 맡으면서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출자 업무를 담당했던 시절의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출자금을 받으러 오는 심사역들이 피투자사에 대한 장점들은 잘 알고 있는데 막상 리스크에 대해 질문하면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며 "LP입장에선 회사 장점만 강조하고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심사역에게 출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LP의 관점에서 VC 투자 심사 프로세스를 더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사역이 딜을 소싱하면 관리역이 딜에 대한 검증을 거친다"며 "대형 VC들도 운용자산 규모에 비해 관리부서에 충분한 비용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KB인베스트먼트는 리스크관리본부에서 투자 건의 위험요인 분석 및 사후관리를 담당한다"며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인력도 배치돼 있어 타 대형VC와 비교해 관리인력의 수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 건의 텐배거(tenbagger, 주가가 10배 상승한 종목)보다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수익률이 좋은 인력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투자 역량을 평가할 때 단 건의 투자 수익률 보다 투자 전반에 걸쳐 심각한 손실이 없는지, 리스크 관리가 되고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전했다.
◆ "심사역 역할은 미래에 성과를 낼 기업을 발굴해 응원하는 것"
윤법렬 대표는 벤처생태계의 발전을 위해선 투자심사역들의 기업 검증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심사역의 순기능은 우량 기업에 투자하고 불량기업은 걸러내는 것"이라며 "심사역들은 투자안목, 통찰력, 기술이해도, 경영진과의 교감 등을 강화해 자체적으로 딜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윤 대표는 "개별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한 투자를 지양하고 심사역들이 투자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며 "투자 과정과 결과를 종합해 회사가 지향하는 우수 심사역 모델을 구축하고 이들에게 리더로서의 지위와 그에 걸맞는 보상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끝으로 금융그룹 계열 VC로서 금융사와 벤처생태계의 상생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KB금융그룹 산하 계열사들이 K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벤처기업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를 하고 있다"며 "KB인베스트먼트는 투자수익률에 매몰된 자극적인 투자가 아닌 벤처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후원자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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