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대표 교체 강수…유증 후폭풍 돌파 특명
'금융맨' 최석윤 선임…시장 신뢰 회복‧재무 전략 재정비 시동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8일 18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석윤 차바이오텍 신임대표. (인포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차바이오텍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경영 쇄신에 나선다. 지난해 말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소액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재무 전문가인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앞세워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차바이오텍은 그의 선임을 계기로 흔들린 재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신임 대표에겐 유증 후폭풍을 잠재우고 주주 신뢰를 되찾는 일이 당면 과제로 주어질 전망이다.


차바이오텍에 따르면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오상훈 현 대표는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번 인사는 유상증자 이후 악화된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금 운용과 투자 전략을 재정비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25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자금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자회사 지원 계획 등이 알려지면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유증 규모를 1800억원으로 줄였지만 논란은 계속됐고 증권신고서도 다섯 차례나 정정됐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차바이오텍이 수년간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반복 발행해 왔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주장이다. 유상증자 자금 절반가량이 계열사 투자에 쓰인다는 점도 반발 요인이 됐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부터 메자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RCPS 445억원, CB 103억원, BW 200억원, EB 1200억원을 발행했다. 이 중 EB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027년까지 차헬스케어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조건으로 발행된 것이다.


한편 유상증자 과정에서 핵심 파이프라인 관련 정보 역시 논란이 됐다. 지난 24일 제출된 최종 정정 신고서에서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매출 전망 시점이 모두 늦춰졌다. 자가 유래 NK세포 치료제 'CHANK-101'의 매출 발생 시점은 기존 2027년에서 2028년으로, 2세대 암 반응성 종양침윤림프구(TIL) 세포치료제 'CHATIL-101'은 2027년 4분기에서 2028년 2분기로 각각 미뤄졌다. 금융당국이 투자위험 정보 보완을 요구하면서 개발 일정에 대한 현실화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유상증자 자금 대부분이 연구개발과 자회사 출자에 쓰일 예정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특히 차헬스케어에 대한 500억원 출자 계획과 관련해 투자 목적이나 기대 효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와 마키타바이오 등 종속회사 출자금을 1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연구개발 자금도 100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조정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괴리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19년 5346억원에서 2024년 1조45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9억원 흑자에서 596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신사업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은 있었지만 수익 기반은 오히려 약화됐다.


이 같은 배경에서 차바이오텍은 증권과 금융에 정통한 인물을 수장으로 내세워 유상증자 마무리와 재무 신뢰 회복에 힘을 실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석윤 부회장은 40여년간 투자은행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재무 전문가로 JP모건을 시작으로 대우증권 도쿄·런던 법인, 크레디 스위스, 바클레이즈, RBS 한국대표,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 등을 거쳤고 이후 메리츠화재 기업부문 사장과 메리츠증권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에 이번 대표 교체가 단기적인 유증 이슈 수습을 넘어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최 신임 대표가 실적 회복과 파이프라인 성과 가시화, 자금 운용의 신뢰성 확보 등을 이뤄내야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차바이오텍은 매출이 매년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되고 있다"라며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명확한 재무 전략과 성과 중심 경영이 동반돼야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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