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발행 상장사'적자 전환' 펨트론, CB 발행으로 유동성 '숨통'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펨트론'이 상장 후 첫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적자전환과 더불어 현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동성 확충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주가 급등으로 전환권 행사 시 지분 희석 부담이 줄었다는 점에서 발행 시기 또한 적기였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펨트론은 최근 200억원 규모의 1회차 CB 발행을 마쳤다. 표면·만기 이자는 제로금리 쿠폰으로, 발행자 우위의 구성이다. 발행 대상자는 엠더블유 소부장 신기술 투자조합 제2호와 삼성 이노베이티브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3호다.
풋옵션 기간은 통상적 수준인 발행 후 2년으로, 2027년 2월10일부터 가능하다. 전환권 행사는 1년 뒤인 2026년 4월11일, 콜옵션은 이보다 이른 2026년 3월12일부터다. 콜옵션 가능 비율은 30%로 설정됐다.
펨트론이 상장 후 첫 CB 발행에 나선 이유는 유동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주요 사업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탓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73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68억원으로 22.67% 줄었다.
자금 사정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펨트론의 현금성자산은 30억원인 반면, 유동차입금 200억원에 육박했다. 91억원의 장기차입금의 만기가 1년 이하로 접어들면서 부담이 커졌다. 이 기간 유동부채(370억원)는 유동자산(277억원)을 웃돌았다.
실제로 펨트론은 CB 발행을 통해 조달한 200억원 중 절반을 채무상환(30억원) 및 운영자금(70억원)으로 배정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2028년 개소 예정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투입할 계획으로 파악된다. 앞서 펨트론은 2023년 7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부지를 확보한 바 있다. CB 발행으로 확보한 현금을 통해 후속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펨트론 입장에서 시기 또한 CB 발행에 나서기 적기였다는 평가다. 적자 전환에도 불구하고 펨트론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지분 희석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5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펨트론 주가는 올해 1월 8000원대까지 급등했다. CB 발행을 결정하기 직전일이었던 이달 8일 기준 종가는 9190원이다.
펨트론은 표면 실장 기술(SMT) 검사장비 업체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전기차 기업과의 파트너십 논의 중이라는 소식과 올해 초 미국의 마이크론으로부터 마스 1호·2호기 구매 주문을 받았단는 점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펨트론의 최대주주는 덕인으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1.64%(673만6098주)다. 향후 리픽싱 없이 1만60원의 전환가액으로 전량 주식 전환이 이뤄질 시 시장에 풀리게 될 물량은 199만주다. 이 경우 최대주주 단독 지분율은 31.64%에서 28.93%로 하락해 지분 희석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펨트론 측은 CB 발행에 대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개소를 앞두고 있어 자금 (일부를) 미리 비축해놓기 위함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향후 콜옵션 행사 계획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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