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 무배당' 현대해상, 오너일가도 '빈손'
지분 22% 보유, 정몽윤 회장 배당수익 405억→0원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현대해상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회계제도 변경 등 영향으로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 등 오너일가도 지난해 배당수익 '0원'을 기록하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달 열린 2024년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것을 두고 주주 등에게 송구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배당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며 금융당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이 결산 배당을 하지 않는 건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해상은 20년 넘게 안정적으로 배당을 이어온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보험업계 대표적 배당주로 꼽혀 왔다.


현대해상의 배당성향은 2002년 이후로 2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00년대 후반에는 배당성향이 30%대를 웃돌기도 했다. 2020년대 들어서도 2020년 23.9%, 2021년 26.8%, 2022년 26.8%, 2023년 26.6% 등으로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을 이어갔다.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 배당수익 추이.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높은 배당성향 덕분에 정 회장도 해마다 톡톡한 배당수익을 노리면서 재계 배당금 부호 순위 상위권에 자주 오르내렸다. 가장 최근인 2023년만 해도 배당으로만 405억7632만1800원의 수익을 올렸다. 2023년에 현대해상은 역대 최고 수준인 1주당 2063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해상의 미배당으로 정 회장의 배당수익도 '제로(0)'가 됐다. 현대해상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정 회장의 두 자녀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와 정정이 현대자산운용 부대표도 배당수익을 누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현대해상에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정 전무의 경우 향후 지분 승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데 이를 위해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까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등 현대해상 밖에서만 활동을 이어왔던 정 전무는 지난해 1월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정 전무는 2023년에는 8억3881만5800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정 부대표는 7억858만8925원을 받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현대해상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으로 주식 1966만8600주(22.0%)를 보유하고 있다. 정 전무와 정 부대표는 각각 40만6600주(0.45%), 34만3475주(0.38%)를 들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해상이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이유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제도가 꼽힌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증가하면서 배당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2023년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마련됐다.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서 한 번에 계약이 대거 해지될 시 계약자에 지급해야 할 해약환급금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금융당국은 해약환급금의 부족분을 쌓도록 조치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하고 있는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증가하면 배당 여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조4300억원 정도로 1년 사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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