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한중엔시에스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업으로의 성공적인 사업전환을 바탕으로 7년 만에 코스닥 이전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 2023년 코넥스 시장 출범과 함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킨 지 11년 만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중엔시에스는 지난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이전상장에 돌입했다. 총공모주식 수는 160만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2만3500원이다. 한중엔시에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350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기관 수요예측은 5월 30일부터 6월 2일, 일반청약은 6월 10~11일 진행된다.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1995년에 설립된 한중엔시에스는 창업 초기부터 20년 넘는 기간 동안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영위했다. 자동차의 필수부품인 브레이크·램프 등 차체의 중요품목 생산을 생산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했다. 지난 2017년에는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했으나, 한국거래소로부터 미승인 통보를 받으며 코넥스 시장에 잔류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에 실패한 한중엔시에스는 ESS 연구센터를 구축하고, 베스(BESS) 배터리 모듈, 전력변환기, 이동형 마이크로 ESS 등을 개발하며 ESS 제조 전문 기업으로의 사업전환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올해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전에 두게 됐다.
한중엔시에스의 ESS 사업부 매출은 양산이 시작된 2021년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 2020년 24억원이던 매출은 2021년 89억원, 2022년 172억원, 2023년 495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ESS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0년 3.5%에서 지난해 40.8%로 상승했다.
반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내연기관 관련 제품 매출은 2020년 335억원에서 2021년 355억원, 2022년 284억원, 2023년 247억원으로 서서히 줄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중엔시에스가 사업 전환을 진행하면서 꾸준히 매출을 성장시킨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2020년 711억원이던 한중엔시에스의 매출은 지난해 1213억원으로 집계돼 우상향 곡선을 보였다.
차별화된 기술에 대한 전망도 밝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한중시엔에스의 기술평가를 진행한 한 전문기관은 ESS 냉각 기술에 대해 '모방하기 쉽지 않은 우수한 완성도'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해당 기술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데이터 센터의 반도체 부품 냉각 등 타 분야로의 확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처가 한 곳에 집중된 점은 위험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한중엔시에스의 매출 중 40% 이상, ESS 부문 매출로 한정하면 100%가 삼성SDI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공모가 산출을 위한 미래 매출 추정내역을 살펴보더라도 삼성SDI 관련 매출이 2024년 1870억원 중 1330억원, 2025년 2842억원 중 2227억원, 2026년 3346억원 중 2618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사업 전환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상승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중엔시에스의 부채비율은 2021년 397%, 2022년 340%, 2023년 678%으로 급상승했다. 2022년 기준 업계 평균인 99%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또 이자비용도 2021년 17억원, 2022년 21억원, 2023년 42억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차후 사업 확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중엔시에스 관계자는 "연간 부채 상환 계획 수립·ESS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으로 재무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IPO를 계기로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ESS분야의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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