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애경산업의 매각 소식이 들려오면서 중·대형 프라이빗에쿼티(PE)들은 벌써부터 스터디를 준비 중이다. 그룹 내 손꼽히는 알짜매물인 만큼 소비재 투자 경험이 있는 PE들이 인수를 검토할 전망이다. 아직 매각 티저레터는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최근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45.08%), 애경자산관리(18.05%)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38%로 알려졌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애경그룹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종가기준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3829억원이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AK홀딩스 등의 보유 지분 가치는 2427억원 수준이다. 다만 저평가된 주식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 금액은 이를 훨씬 상회할 전망이다. 애경그룹은 매각금액으로 6000억원 가량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매각 티저레터는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지 않은 가운데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경그룹과 주관사 모두 당황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매자 물색을 위한 매각 티저도 아직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태핑을 진행하기 전부터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도 당황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티저레터 배포 전이지만 벌써부터 중·대형 PE들은 애경산업 스터디를 준비 중이다. 상장사라는 점이 부담이지만 그룹 내 알짜사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운용자산(AUM) 조 단위 규모의 하우스 대부분은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유통·소비재 투자 경험이 풍부한 하우스들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MBK파트너스(네파·모던하우스 등) ▲어펄마캐피탈(화성코스메틱·MFG코리아 등) ▲IMM PE(한샘·투썸플레이스 등) ▲VIG파트너스(버거킹·바디프렌드 등) ▲UCK파트너스(오스템임플란트·설빙 등) ▲코스톤아시아(영실업·하이네이처 등) ▲프랙시스캐피탈(프레시지 등) 등의 하우스가 소비재·유통 부문에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애경산업은 기초 및 색조 화장품 및 샴푸·치약·세재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업 부문은 크게 생활용품과 화장품으로 나뉘며 전체 매출에서 각각 60%,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스파크 ▲리큐 ▲케라시스 ▲2080 등의 브랜드를, 화장품 부문에서는 ▲루나 ▲포인트앤 ▲AGE20'S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80(치약), 케라시스(샴푸), 루나(화장품) 등의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그룹 내 캐시카우로 평가받는다. 실제 애경산업은 지난 2015년부터 영업이익(연결기준)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애경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91억원, 46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34억원을 달성했다.
PE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의 경우 소비자 충성도도 높고 현금흐름도 안정적인 만큼 중·대형 PE들은 대부분 검토를 할 것"이라며 "다만 상장사라는 점이 부담 요인인 만큼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얼마나 뛰어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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