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라이즈‧두물머리, 퇴직연금 투자일임 대비 RA 맞손
든든·불리오, 전략적 결합 추진…내년 퇴직연금 수탁고 1조 목표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3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충엽(가운데) 업라이즈 대표, 문일호(오른쪽) 업라이즈투자자문 대표, 이승규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가 26일 서울 삼성동 벨지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AI(인공지능) 기반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운영사인 업라이즈투자자문과 두물머리투자자문이 같은 대주주 아래 들어가게 됐다. 두 기업은 앞으로 힘을 합쳐 퇴직연금 투자자문‧일임 시장에서 수탁고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충엽 업라이즈 대표는 26일 서울 삼성동 벨지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2월께 업라이즈를 사업분할해 호라이즌웰스 법인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라이즌웰스가 업라이즈투자자문과 두물머리투자자문을 인수한다. 이충엽 대표는 업라이즈와 호라이즌웰스 대표를 겸직하기로 했다.


업라이즈투자자문의 경우 모호사가 업라이즈에서 호라이즌웰스로 바뀌게 됐다. 모트에이아이(옛 두물머리) 자회사였던 두물머리투자자문은 지난 8월 최대주주가 개인주주 이규원 씨로 바뀐데 이어 호라이즌웰스로 다시 한번 변경된다.

이충엽 대표는 "업라이즈투자자문 '든든'과 두물머리투자자문 '불리오'의 전략적 결합이 침체된 로보 어드바이저 산업 및 퇴직연금 소득대체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AI 알고리즘이 투자자에게 투자자문을 하거나 자금 운용을 맡기는 투자일임을 수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두물머리투자자문은 2019년부터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불리오'를, 업라이즈투자자문은 2020년부터 '든든'을 각각 운영해 왔다.


업라이즈투자자문은 든든의 특징으로 정‧동적 자산배분전략 기반의 장기투자상품을 들었다. 투자일임 서비스 노하우 및 콘텐츠 경쟁력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든든 수탁고가 연초에 3300억원을 넘어섰고 활성고객 수도 1만명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두물머리투자자문은 불리오의 강점으로 AI 퀀트(통계‧수학 기반의 정량적 투자전략) 및 자산평가 기술력을 내세웠다. 불리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탁고 2000억원을 돌파했고 활성고객 수는 1만3000여명에 이르렀다.


두 기업은 로보 어드바이저의 퇴직연금 투자일임 허용이라는 호재도 앞뒀다. 그동안 로보 어드바이저는 퇴직연금 대상으로는 투자자문만 가능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이르면 연말부터 퇴직연금 투자일임 서비스를 시범 운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충엽 대표는 "로보 어드바이저도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의 로보 어드바이저 투자일임 개방을 통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3년 기준 전체 적립금 규모가 382조원에 이른다. 향후 10년 안에 8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라이즈투자자문과 두물머리투자자문도 퇴직연금 시장에 일찍이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일임 사업 준비해 왔다.


문일호 업라이즈투자자문 대표는 "든든을 통한 퇴직연금 투자일임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무리했다"며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인 '든든 매크로알파_P'의 연환산수익률이 21.9%에 이르는 등 사업 집중의 구체적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승규 두물머리투자자문 대표는 "불리오의 퀀트 기술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우리가 자문하는 EMP펀드(ETF를 주요 투자자산으로 삼은 펀드)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편입 승인을 받은 뒤 운용규모가 계속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업라이즈투자자문과 두물머리투자자문은 서로의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대상으로 전략적 결합을 추진해 퇴직연금 투자일임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각자의 서비스 강점을 살리면서 시너지를 창출해 2025년까지 퇴직연금 수탁고 1조원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구체적 방향을 살펴보면 업라이즈투자자문은 든든, 두물머리투자자문은 불리오를 계속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든든은 퇴직연금 사업에, 불리오는 개인화된 투자전략에 각자 중점을 두는 만큼 따로 운영하더라도 자기잠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대신 두 기업은 서로의 강점을 살려 연금자산에 특화된 자산배분전략에 AI 퀀트 역량을 결합해 초개인화 솔루션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종합 자산평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금자산 설계를 최적화하고 고액자산가 대상 맞춤형 포트폴리오도 선보일 방침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보수가 낮은 편이라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기업은 이 문제를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규모의 경제 달성 및 고액자산가 대상의 전용 투자솔루션 공급으로 해결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문일호 대표는 "두물머리투자자문과 전략적 결합을 통해 퇴직연금 투자일임 시장에서 연금계좌 중심의 종합 자산평가 솔루션 공급으로 사업적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며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에서 다양한 업무 커버리지를 확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규 대표도 "향후 AI 기반의 PB(프라이빗뱅킹) 솔루션을 통해 기업대기업(B2B) 사업을 확장하면서 로보 어드바이저를 단순한 운용만이 아닌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며 "그런 측면애서 업라이즈투자자문과 시너지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적 결합을 통해 업라이즈투자자문과 두물머리투자자문은 2025년까지 퇴직연금 투자자문‧일임 시장에서 수탁고 1조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달성해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독립형 로보 어드바이저 운영사 기준 점유율 1위를 굳히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든든과 불리오의 수탁고를 합칠 경우 전체 5200억원으로 국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개중 개인고객 수탁고가 2170억원 규모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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