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2024 인사
SSG닷컴·인터 수장, 생존 공통분모는?
짧은 재임기간·전문성 입증한 외부인재…내년 진정한 시험대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제공=신세계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SSG닷컴 수장이 그룹의 칼날 인사에서 나란히 살아남았다. 재계에선 양사 수장 모두 올해 대표에 올라 경영능력을 온전히 평가할 양적 시간이 짧았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아울러 두 대표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입증한 외부 인재영입이기 때문에 그룹 내 기대감도 상당히 큰 편이다. 다만 올해 인사에서 철저한 '신상필벌'의 원칙이 적용된 만큼 내년에는 경영실적으로 증명해내야 할 부담감도 떠안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20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전반의 실적부진의 책임을 묻고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했다. 이에 그룹 내 대표이사의 약 40%가 교체되는 초유의 인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서도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는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그간 강희석 대표와 공동대표체제를 구축해왔던 이 대표의 경우 강 대표의 퇴진으로 단독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재계에선 두 대표가 재신임을 받은 건 아직 대표이사에 오른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윌리엄 김 대표는 올해 1월, 이인영 SSG닷컴 대표는 올해 3월에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온전한 경영능력을 보여주기엔 아직 짧은 시간이다.


아울러 이들은 내부가 아닌 전문성을 확보한 외부 인재영입으로 그룹의 기대가 크다는 공통분모도 가진다. 먼저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콜로라도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구찌에서 CFO(부사장), 영국 명품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명품패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SSG닷컴 대표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경영학과 석사를 거쳐 2006년 지마켓 파이낸스실 실장을 지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자회사인 지마켓에서 재무부문장과 지원본부장을 맡으며 온라인 관리 역량을 키웠다. 2021년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SSG닷컴 운영부문총괄과 지마켓 지원본부장을 겸직해오다 올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그룹에서는 이들이 각 업계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의 성장을 이끌며 경영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양사는 올해 각 수장의 진두 지휘 아래 눈에 띄는 사업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먼저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글로벌 패션사업과 디지털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발굴과 자체브랜드 글로벌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패션에서 4개, 화장품에서 5개 이상의 해외 신규브랜드 판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남은 4분기에도 3개 이상의 신규브랜드를 론칭한다는 목표다.


자체브랜드 육성도 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9월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자체 여성복 보브와 지컷 사업을 양도해 K패션 전문법인을 출범했다. 전문법인을 통해 자체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메가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해외 이커머스 채널 입점을 통한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인영 SSG닷컴 대표도 수익성 개선으로 능력을 입증해내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3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48.6%나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심리가 한풀 꺾이며 유통채널 전반이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SG닷컴은 적자 축소를 위해 작년 말부터 충청권 새벽배송 운영을 중단하고 전국 120여개 피킹앤패킹(PP)센터를 통폐합하며 효율화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7년간 전속모델로 활동해온 배우 공유·공효진과 계약도 종료했다. 올해 론칭한 유료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클럽'을 통해서는 고객 락인(Lock in)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두 대표 모두 내년이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올해 인사에서도 증명됐듯 당분간은 철저한 성과주의와 신상필벌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명품브랜드인 셀린느와 끌로에 등이 국내 직진출을 선언하며 판권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전략수립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SSG닷컴도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흑자전환이라는 중차대한 숙제가 남아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SSG닷컴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모두 전문성이 입증된 외부 인재영입이라는 점에서 그룹 내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취임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온전한 경영능력을 보여줄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내년이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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