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키맨
'미래차 기술 내 손에서' 김용화 부사장
⑩차량 제어 전문가로 R&D 총괄, SDV·통합제어기 개발 임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8일 17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용화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진=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기술연구소)는 연구개발(R&D) '두뇌' 격인 핵심 거점이다. 차량 개발부터 소프트웨어, 성능, 파워트레인, 디자인 등을 총망라하는 컨트롤타워답게 근무 인력만 1만4000여명에 달한다.


남양연구소의 기술 역량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처음 시도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 장소로 남양연구소를 선택한 것도 이 곳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정 회장은 이로부터 약 3개월 뒤인 올해 4월 남양연구소 수장인 연구개발본부장을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며 쇄신 의지를 내비췄다. 업계는 신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발탁된 김용화 부사장이 '차량 제어 개발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해당 보직을 거쳐 간 인물들의 전공은 제각각이었는데, 이들의 전문 분야에 따라 그룹의 지향점을 유추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실제 김용화 부사장 전임자였던 박정국 고문은 성능개발센터장과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박 고문은 2021년부터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냈는데, 전기차와 수소차 연료전지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미래차 전략을 추진 중이었다.


또 BMW 출신 고성능차 전문가인 알버트 비어만 전 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 개척을 꿰했던 2018년에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양웅철 전 부회장은 전장부문 전문가였으며 이현순 전 부회장과 김상권 전 부회장은 각각 하이브리드, 품질 전문가로 정평이 났던 인물들이다.


1965년생인 김용화 부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부사장은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약 15년간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에서 전문 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김 부사장은 독자 개발한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SW)를 양산차에 적용하는 성과를 쌓았다.



김 부사장은 2015년 파워트레인제어개발실 상무로 입사하며 현대차 소속이 됐다. 2017년 말 전무로 승진한 그는 파워트레인성능개발센터장을 맡았고, 작년 3월부터 산학협력 및 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전동화 전환과 개발 전략 수립을 총괄했던 김 부사장은 작년 4월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으로 발령 받았다. 이에 업계에선 전동화 중요성이 커지면서 덩달아 김 부사장의 입지가 높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의선 회장이 작년 7월 단행한 소폭의 조직개편에서도 김용화 부사장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본부 내 차량제어개발센터를 신설하며 초대 센터장으로 김 부사장을 발탁한 까닭이다. 제어기는 차량 운행의 전반적인 부분을 제어 및 관리하는 장치인데, 차량 스마트화가 가속화되면서 통합제어기 기술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인포테인먼트와 전자, 자율주행, 샤시, 파워트레인 등 차량 전반의 하드웨어(HW)와 SW 통합 전략, 차량용 제어기 통합 등 핵심 개발 과제를 주도했다.


특히 김용화 부사장은 약 반년 만인 올해 4월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영전했다. 당시 박정국 고문이 연구개발본부장에 오른 지 1년이 막 지난 시점이었던 데다 그가 정의선 회장 측근으로 분류됐던 만큼 업계가 받은 충격은 적잖았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장에 부사장급을 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김 부사장을 향한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엿볼 수 있었단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R&D 리더십 교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SDV)와 깊은 연관을 가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용자와 자동차를 연결해 주는 SDV는 미래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인데, SDV가 고도화되기 위해선 통합 제어기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즉 이 분야의 높은 전문성을 보유한 김 부사장이 SW 중심의 R&D 체제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의선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박정국 고문이 연구개발본부장에서 퇴임하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만큼 김용화 부사장이 공석을 메울 것으로 시장은 관측 중이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9년부터 R&D 총괄 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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