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나라치킨공주 M&A]
성공신화 쓴 창업주, 매각 이유는 이커머스?
② 2020년 인적분할로 '멸치' 설립...현금 밀어주며 사업 확대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4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피자나라치킨공주 운영사인 '리치빔'이 매물로 등장하면서 요식업 성공신화를 써 온 창업자 남양우 대표의 지분매각 배경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남 대표가 리치빔 매각 이후에도 신규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수년전 리치빔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이커머스 업체 '멸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치빔은 지난 2020년 10월 정보통신(IT) 사업부문을 분할해 '주식회사 멸치'를 설립했다. 회사를 인적분할 형태로 떼어 내면서 멸치의 주주구성은 리치빔과 동일하게 남양우 대표(91.5%)와 기타주주(8.5%)로 유지됐다. 분할 비율은 약 8대 2가 책정됐다.



당시 멸치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24억원이 배정됐다. 리치빔에 남은 현금 2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유 현금의 약 절반가량이 신설법인으로 향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분할 과정에서 많은 현금을 배정받은 회사는 향후 투자 및 사세확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남 대표가 요식업를 접고 이커머스 사업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추진하고 있는 리치빔 지분 매각도 이커머스 사업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매각이 성사되면 남 대표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데, 자금회수(엑시트)를 진행함과 동시에 이중 일부를 멸치에 사업자금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 대표는 일찍부터 이커머스 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빔을 통해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며 지난 2014년 IT사업부를 주축으로 '멸치쇼핑'을 런칭했다. 멸치쇼핑은 쿠팡, 위메프, 11번가 등 쇼핑몰을 연동해 판매자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업계 전문가들은 남 대표가 코로나19를 거치며 급격히 성장한 멸치쇼핑 거래액을 보고 '이커머스 사업확장'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250억원이던 멸치쇼핑 거래액은 3년 만인 지난해 2500억원을 넘겼다. 최근에는 대규모 인력채용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신입사원 초봉 4800만원, 경력사원 연봉 50% 인상 등의 조건을 내걸며 공개채용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요식업과 이커머스 사업이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라고 지적하며 사업 성공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가맹점 수가 늘어날 수록 경영실적이 개선되는 프랜차이즈 사업과 달리, 이커머스는 일정기간 적자를 견뎌내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뒤에야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멸치쇼핑은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액 1400억원을 기록한 지난 2021년 매출 68억원,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5억원에 달했다. 거래액과 매출 비중이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약 12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흑자전환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피자나라치킨공주의 경우 개인이 성장시킬 수 있는 실적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창업주인 남 대표는 회사 매각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자금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기간에도 불구 요식업 성공신화를 썼던 남 대표가 다른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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