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NYSE 상장
대주주 주식 2000만주 안 풀린다
10거래일 중 최소 5일간 주가 46.55달러 이상 조건 못 맞춰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13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쿠팡 대주주의 첫 번째 조기 차익실현이 불가능해졌다. 쿠팡 주가가 매도조건에 못 미친 까닭이다.


앞서 쿠팡의 2대 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 등은 쿠팡 상장주관사 골드만삭스와 조건에 따라 현지시간 기준 26일부터 락업(보호예수) 해제가 가능토록 계약했다. 주요 조건은 쿠팡이 상장한 직후 10거래일 중 최소 5일간 주가가 공모가(35달러)의 133%(46.55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지시간 기준 쿠팡 주가는 상장 첫날인 11일 49.25달러를 시작으로 16일(47.13달러)까지 4거래일 연속 46.55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다음날(18일, 43.89달러)부터 주가는 줄곧 횡보세를 보였고 10거래일인 24일 종가는 43.79달러에 그쳤다. 6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46.55달러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쿠팡 대주주 일부는 주식을 최소 2개월 이상 더 보유하게 됐다.


오는 26일부터 풀릴 가능성이 있었던 쿠팡 주식은 총 2090만주다. 쿠팡이 지난 2018년 찍은 컨버터블노트(오픈형 전환사채) 투자자가 보유 중인 지분 일부다. 쿠팡이 발행한 컨버터블노트 규모는 5억150만달러(5671억원)이며 이 중 4억2970만달러(4859억원)가 그린옥스캐피탈 몫이다. 해당 전환사채의 만기는 본래 내년 5월이었으나 쿠팡이 이달 상장하면서 투자자는 원금에 3년여치 이자를 더한 값을 주식(1억7176만주, 주당 3.7달러)으로 받았다.


그린옥스캐피탈은 이번 주식매도 불발에 아쉬움을 느낄 만 한 상황이다. 쿠팡 주가가 46.55달러를 유지됐다고 가정하면 락업 해제물량 가운데 1000만주(4억6550만달러, 5260억원)만 팔아도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차익실현 기회를 놓친 컨버터블노트 투자자는 향후 두 차례에 걸쳐 주식 매도가 가능하다.


먼저 이들은 조건에 따라 쿠팡 상장 90일째(6월 8일)에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요건은 기존과 비슷하다. 상장 후 88일이 되는 날 직전 10거래일 가운데 5일 간 쿠팡 주가가 46.55달러를 상회하면 된다.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들은 1억2860만주를 털어낼 수 있다. 이는 매도조건 가격 기준 59억8633만달러(6조788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두 번째 조건도 못 맞췄다면 쿠팡 대주주들은 골드만삭스와 맺은 기본 락업계약에 따라 상장 후 180일(9월 6일)부터 주식을 팔 수 있다. 이 때는 컨버터블노트 투자자 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 김범석 쿠팡 의장 등도 주식을 던질 수 있다.


이처럼 골드만삭스가 쿠팡 대주주들의 매도에 여러 조건을 내 건 것은 일반 주주들이 주가 변동으로 인해 입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가 상장하자마자 대주주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 유통주식수 폭증에 주가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도 이와 같은 이유로 회사가 상장할 때 90일, 180일, 1년 등 일정 기간을 의무보호예수기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번 락업해제 불발은 쿠팡 일반 주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날짜별 쿠팡 거래량을 보면 상장 첫 날에는 9144만주에 달했지만 다음날 3053만주로 급감했고 23일과 24일에는 각각 866만주, 810만주에 그쳤다. 락업이 해제됐다면 최근 일평균 거래량의 2.5배가 넘는 주식이 쏟아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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