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가격 인상 '기정사실화'
원재료 부담에 오뚜기는 13년만에 인상…농심·삼양·팔도도 시기조율중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15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국내 라면업체들이 사실상 라면 가격을 인상키로 하고 해당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라면가격 인상을 결정한 오뚜기처럼 원가부담이 큰 만큼 가격인상을 기정사실화했으며, 최종적으로 인상폭과 시기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지난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그간 원가부담을 지속 감내해왔지만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시선은 이제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에 향하는 모양새다. 농심은 2016년 12월, 삼양식품은 2017년 5월, 팔도는 2018년 12월에 라면 가격을 각각 인상했었다. 이들 업체는 모두 공식적으로 "원가부담으로 인한 인상요인은 있지만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가격인상 저항이 큰 품목인 라면 가격인상에 대한 부담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체별 내부 관계자들에 의하면 라면 가격인상은 기정사실화됐다는 평가다.


A업체 관계자는 "애초부터 오뚜기는 워낙 인상을 하지 않다가 이제 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인상이 다른 회사들의 '트리거'로 작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가격을 인상하긴 하는데 코로나19여파에 따라 언제 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귀띔했다.


B업체 관계자도 "라면 가격에 대한 원가구조는 다들 비슷하다. 라면 제작에 소요되는 밀가루나 팜유등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포장재 등도 부담이 더 커졌다"며 "인상폭과 시기를 최종 조율중이며 이는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라면 원가의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밀, 팜유 가격이 증가한 것에 영향을 받아 올 하반기 라면업체들의 가격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곡물가격평균지수와 국제 팜유가격을 보면 차이는 분명하다. 지난 5월기준 곡물 가격 평균 지수는 133.1P로 전달인 4월보다 7.6P(6.0%), 전년동월보다 35.7P(36.6%) 증가했다. 이는 밀 가격등이 꾸준히 오른 것에 따른 결과로, 밀 가격지수는 전달대비 평균 8.0P(6.8%), 전년동월대비 27.7P(28.5%) 상승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6월 곡물가격평균지수는 129.4포인트로 전달보다 2.6%하락했지만 전년동월보다는 33.8%나 급증했다. 이는 밀 가격등이 꾸준히 오른 것에 따른 결과로, 밀 가격지수는 전달대비 평균 0.8%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31%이상 증가했다.


국제 팜유 가격은 5월까지 지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2011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FAO 측은 세계 수입 수요 증가로 인해 팜유 재고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식물성 기름 가격 지수는 5월 평균 174.7P로 전월 대비 12.7P(7.8 %) 상승했으며 1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라면업체들은 확정하지 않고 있지만 원재료값 상승 등으로 인상요인이 어느 때보다 산적해 있다"며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는 라면 인상폭을 6~9% 수준으로 조만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