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제트엑스벤처스 수익성보단 마케팅"
설립 후 줄곧 적자…사측 "수익성 낮아도 마케팅활동이 중요"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핸드앤몰트 용산점(왼쪽)에서 조기 완판된 '만다린 064'(제공=오비맥주)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펍(법인명 제트엑스벤처스)이 경영활동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립 후 줄곧 적자에 시달린 까닭에 오비맥주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반면 오비맥주는 이 법인이 소비자와 접점확대 공간으로 의미가 크기 때문에 수익성은 중요하진 않다는 입장이다.


제트엑스벤처스는 2016년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붐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이 법인은 강남에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를 론칭하고 단순한 펍의 개념을 뛰어넘어 맥주에 대한 경험제공의 공간으로 운영해왔다. 2018년에는 제트엑스벤처스가 핸드앤드몰트(수제맥주 펍)를 흡수합병하며 본격적으로 수제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강남) 1곳과 용산·경복궁 2곳에 '핸드앤몰트'을 운영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제트액스벤처스가 설립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단 점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4년간 4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순손실은 111억원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매출은 3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9% 줄었다. 다만 순손실은 16억원으로 19.6% 손실폭이 축소됐다.


순적자가 지속된 까닭에 오비맥주는 5년간(2017~2021년) 제트엑스벤처스의 장부가액 가운데 147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2017년 35억원, 2018년 108억원(핸드앤드몰트 인수비용 포함), 2019년 45억원, 2020년 40억원 등 출자했던 전액이 사라진 셈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트액스벤처스는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이라며 "오비맥주 법인이 제조사 면허를 갖고 있는 까닭에 손님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보니 이 법인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트액스벤처스가 펍 등 신사업과 접점 확대를 위한 법인인 만큼, 수익성을 챙기기 보단 오비맥주의 사업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의 설명처럼 오비맥주는 3곳의 매장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의 경우 올해 리류얼을 통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재즈, 맥주 등 구스아일랜드의 본고장인 시카고를 대표하는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올 댓 시카고(All that Chicago)'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구스아일랜드는 4월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올 댓 시카고 오프닝 나이트'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재즈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전 예약 혹은 별도 티켓을 구매한 소비자는 재즈 앙상블의 퀄리티 높은 공연과 새롭게 런칭한 수제 맥주 '올 댓 재즈'를 포함해 11종의 맥주 및 페어링 메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며 높은 관심을 이끌고 있단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핸드앤몰트의 경우 용산 브루어리를 중심으로 '로컬을 담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유한 자연 문화를 품고 있는 국내지역을 재조명하고, 로컬 특산물로 만든 독창적이고 새로운 수제 맥주의 맛을 소개하는 캠페인이다. 맥주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국내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맥주'로 일반 수제맥주와 차별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용산 핸드앤몰트는 올 3월 '진저 063', 5월 '허니 054', 6월 '만다린 064'를 선보였으며, 세 제품 모두 출시 후 3주내 조기 완판(1000잔)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오비맥주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제트액스벤처스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구조가 유지되는 것"이라며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예전 같진 않아 오비맥주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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