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턴, 인천 물류창고 선매입 1년째 미뤄
건물 재원 문제삼아 잔금 납입 미뤄, 시장 침체로 주변 부동산 거래 사라져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4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항동항만물류센터 전경. (사진=김호연 기자)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마스턴투자운용이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선매입을 약정한 인천 저온물류창고의 대금 납입을 미루면서 업계의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부동산 초호황기에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한 마스턴투자운용이 최근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선매입을 약정한 자산의 잔금 납입을 미루는 이 같은 사례가 향후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이 설립해 운영 중인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펀드102호'는 2020년 하반기 인천 항동에 위치한 1804억원 규모 저온물류창고에 대한 선매입을 약정했지만 현재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해당 시설물이 개발 당시 시행사 측이 마스턴102호 측에 제시한 재원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매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선매입을 추진한 물건은 인천광역시 중구 항동7가 94-5, 95-9번지 등 2개 필지에 위치한 저온물류창고다. 시행을 맡은 엘에스디씨는 1만3965㎡ 규모의 부지에 지상 8층 규모의 저온물류창고를 개발했다. 공사기간은 2020년 8월 27일부터 지난해 4월 26일까지 약 1년 8개월이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241위의 오렌지이앤씨와 1932위의 세영건설 등이 공동시공을 맡아 사업을 추진했다. KB부동산신탁이 관리형토지신탁을 맡았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부동산펀드를 설립해 2020년 NH투자증권과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계약까지 체결하며 해당 물류창고를 선매입했다. 매입가는 1804억원으로 회사는 계약금 약 100억원을 우선 지급했다.


PBS는 펀드 재산의 보관과 관리, 신용공여 등의 서비스를 전문투자형사모펀드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모펀드가 금융기관에 직접 펀드 수탁을 맡기는 게 기존의 방식이라면 이를 다른 금융사가 중간에서 한번 더 수탁해 관리하는 게 PBS 방식이다. 당시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영향으로 금융기관 대부분이 사모펀드 수탁을 꺼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스턴투자운용의 물류창고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가 공격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마스턴투자운용의 기대와 달리 지난해부터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며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다. 넘치는 물류센터 공급으로 보유하고 있던 자산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마스턴투자운용은 평가손실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납입 잔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행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선매입을 미루는 표면적인 이유로 미흡한 저온물류창고 재원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인수하는 순간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인천 항동에 위치한 물류창고들은 매물로 나와도 수요가 없어 매각이 무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천 항동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물류창고 공급이 급증했지만 지난해부터 확산세가 누그러지며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공급이 넘치다보니 물류창고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하락했고 마스턴투자운용 역시 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스턴투자운용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078억원으로 전년(1230억원) 대비 12.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28억원에서 241억원으로 61.6% 급감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504억원에서 205억원으로 59.3% 줄어들었다.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45억원에서 132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3억원에서 196억원으로 15.9% 줄어든 상태다. 


시행사 엘에스디씨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잔금 납입을 미루면서 매각대금 대부분을 분양미수금으로 인식한 상황이다. 지난해 공사를 마치며 인식한 분양수익 1804억원 중 분양미수금으로 분류한 금액은 1704억원에 달한다.


매각대금 회수 지연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상환 역시 늦어지고 있다. 엘에스디씨는 NH캐피탈 등 8개 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총 1650억원 규모의 대출(연 8~8.39%)을 제공 받았다. 지난해 말과 지난 3월 두 차례 대출금 만기를 연장하며 오는 5월 10일 상환을 앞두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과 엘에스디씨 관계자는 "계약금 지급은 완료했지만 시행사 측과 세부사항을 조정하느라 잔금은 아직 완료하지 않았다"며 "자세한 이유는 영업기밀 사항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