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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순적자에도 배당 확대…최대 수혜 'IMM PE'
④2년 누적순손실 1335억…작년 151억 배당금 챙겨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샘 사옥 전경. (제공=한샘)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한샘이 2년 연속 순적자를 냈음에도 작년 역대 최대 배당을 실시했다. 회사 측은 배당 확대를 통해 주가부양과 주주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경영권 손바뀜 이후 최대주주에 오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무리하게 배당을 늘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샘은 작년에만 두 번에 걸쳐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먼저 8월에 249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11월에 498억원을 추가로 배당하며 연간 총 747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는 역대 최대 배당액으로 직전 해인 2022년 132억원과 비교해도 465.9%나 확대된 규모다.


한샘은 앞서 2021년 말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배당정책의 경우 그 동안의 결산배당 방식에서 벗어나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최소 연간 배당성향(현금배당액/순이익)을 50% 이상으로 상향하겠다는 목표점을 세웠다. 2021년 결산 배당성향이 34.1%(총 배당액 195억원) 남짓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정책 수립이었다.


한샘 총배당액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문제는 부진한 경영실적이다. 한샘은 연결기준 2022년 713억원과 작년 622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2년간 누적된 손실만 1335억원에 달한다. 순이익은 배당의 기초재원으로 활용하는 지표다.


이 회사의 순적자는 미국발(發) 금리인상과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위축 등으로 주력사업인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순손실을 지속하면서 연결 이익잉여금 역시 2021년 7748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6358억원으로 17.9%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선 한샘이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배당 규모만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하는 건 한샘의 이러한 주주환원정책 시행이 공교롭게도 경영권 손바뀜 시점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사모펀드인 IMM PE는 2021년 말 한샘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하임·하임1호·하임2호 유한회사)을 만들고 롯데쇼핑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여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27.7%를 1조4413억원에 인수했다.


나아가 작년 1분기 1000억원 규모의 한샘 자사주를 처분했는데 주식 전량을 IMM PE가 571억원, 롯데쇼핑이 429억원에 각각 공개 매수했다. 이를 통해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율은 35.44%까지 높아졌다. 여기서 롯데쇼핑이 투자한 지분을 제외하면 IMM PE의 순수 보유지분은 20.2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한샘 배당 확대의 최대 수혜는 IMM PE로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실제 IMM PE는 작년 배당으로만 151억원을 챙겼다. 이는 한샘의 2022년 연간 총 배당액을 넘어서는 규모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인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투자했던 금액을 빠르게 회수하기 위해 배당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아울러 이러한 고배당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인수한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방식이 배당을 늘리는 것"이라며 "한샘의 경우 배당재원인 순이익이 적자가 났음에도 배당을 늘리면서 책임경영보다는 최대주주의 사익을 우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순적자에도 배당을 크게 늘리는 배경에 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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