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아시아나, 구조조정 영향은
기업가치 제고 마지막 찬스…근본적 변화 ‘관건’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 비수익 노선 정리 등 조직 개편을 위한 칼을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만이 능사는 아니며, 이를 뛰어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023년까지 20년 이상 된 노후항공기 19대를 10대까지 줄일 계획이다. 연료 효율이 좋은 항공기 중심으로 운항하겠다는 방침에서다.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던 A380 기종의 일등석 폐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요가 적은 일등석을 없애고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비즈니스 스위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비수익 노선 정리도 단행한다. 인천~러시아 하바롭스크, 사할린 노선을 폐지하고 인천~델리 노선도 운휴할 예정이다. 노선 감축에 따른 인원 축소도 단행한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일반·영업·공항서비스 직군 중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말부터 일반직 근무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도 받고 있다. 휴직기간은 최소 15일부터 3년까지다.


일부 조치를 두고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수익 노선의 경우 50~60% 탑승률을 기록했던 러시아 일부 노선을 정리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감소하는 데는 큰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게 그 첫 번째다. 일등석 비중 축소는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 좌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력 감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번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2018년 영업비용 항목 중에서 인건비 비중은 유류비 다음으로 높은 12%였으며 금액은 약 735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비수익 노선과 직원 규모를 줄이는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며 “다만 이 인건비에는 조종사 연봉까지 포함된 금액으로 일반직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희망퇴직이 사실상 일반직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조종사·기내서비스직·정비사 등은 한숨 돌렸다. 하지만 일반직 근무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책임을 지게 된 점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력 감축에 따른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무리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인력공백 및 이동에 따라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상 직원수를 놓고 볼 때 경쟁사 대비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직원 수를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 사실상 매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과 노조의 눈치를 무시하기도 어려워 강력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뛰어넘는 명확한 방향성을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력이 적은 상황에 무리하게 사업을 이어가다 자칫 과거 ‘기내식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오히려 기업가치에 흠집이 가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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