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1.2조 마산 월영아파트 할인분양 할까
창원시 “임대 전환 반대”…3.3㎡당 800만원 초중반대 거론

[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부영주택이 전국 미분양 가구수 1위인 창원시에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월영동 아파트 공급방안에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300가구에 달하는 후분양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임대주택 전환을 고민했지만 창원시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분양가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창원시는 시·군·구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가구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창원시 미분양 주택 가구수는 올 1월 말 기준 6736호로 전국(5만9162호) 물량의 11.4%를 차지한다. 경상남도(1만4060호) 미분양 가구수의 4분의 1(23.8%)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지난달 창원시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부영주택은 지난 2016년 5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에서 ‘마산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 31개동 4298가구를 선분양했다. 하지만 이 중 177가구만 계약을 체결해 4121가구의 대규모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분양률은 4.1%에 불과했다.


부영주택은 수분양 물량을 다시 거둬들이고 전체 가구를 준공 후 분양하는 후분양으로 공급방식을 바꿨다. 아파트 총 분양대금 약 1조 6000억원 가운데 부영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은 1조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아파트 명칭도 기존 마산 월영 사랑으로에서 ‘마린 애시앙’으로 최근에 변경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극심한 창원에서 분양가격이 너무 높았던 것을 대규모 미분양의 원인으로 꼽았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980만원 수준이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시는 최근 1년 동안 아파트값 하락률 상위 10개 지역 중 하나다. 마린 애시앙이 위치한 마산합포구 아파트값은 7.4% 떨어졌다. 올 상반기 경남지역에서 실업자 수 1위인 곳도 창원시(1만8000명)다.


부영주택은 창원의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불황을 감안해 창원시청에 마산 월영 사랑으로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임대주택 변경은 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창원시에서는 임대주택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부영주택이 2년 전 마산 월영 사랑으로 옆동네인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아파트 임대률이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아파트 임대 수요자들이 많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미분양을 막기 위해 부영주택이 분양가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창원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부영주택이 지난해 마산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여러번 제시했지만 우리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부영주택이 2년 전 마산구 가포동에 공급한 임대아파트도 물량을 절반 밖에 해소하지 못해 수요자들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분양 당시 높은 분양가격이 미분양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혔기 때문에 분양가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아파트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들 사이에선 3.3㎡당 800만원대 초·중반 정도로 책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주택 측은 마산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가 준공 전이라 현재 할인분양이나 임대주택 전환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마산 월영 사랑으로 아파트 건설공사는 주변 도로 개선공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 아직 준공하지 못했다”며 “현재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가 끝난 후 구체적인 계획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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