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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2·3세 회사 자본격차 축소, 승계 코앞?
①정대현 계열, 잇단 흡수합병에 덩치 커져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13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2020년부터 본격화된 삼표그룹의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삼표그룹 오너 3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에스피네이처가 사세를 불려나가면서 그가 그룹 정점인 ㈜삼표 지분을 보다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까닭이다.


삼표그룹의 지배구조는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사장이 각각 ㈜삼표와 에스피네이처 계열회사를 이끄는 식으로 짜여 있다. 계열별로 ㈜삼표는 삼표산업과 삼표시멘트 등을, 에스피네이처는 에스피에스엔에이·에스피환경·베스트엔지니어링을 지배 중이다.


정대현 사장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선 ㈜삼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작업은 2020년부터 가동됐다. ㈜삼표가 단행한 유상증자에 에스피네이처가 참여, ㈜삼표 지분 19.43%를 손에 쥔 것. 그 결과 ㈜삼표의  최대주주는 65.99%를 쥔 정도원 회장이지만 정대현 사장 또한 본인 소유 주식(11.34%)과 에스피네이처 보유분을 합쳐 ㈜삼표 지분 30.77%를 확보했다. 정 사장이 추후 부친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17%가량만 추가 취득하면 ㈜삼표와 에스피네이처를 모두 손아귀에 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도 시간의 문제일 뿐 정대현 사장이 ㈜삼표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은 기정사실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가 ㈜삼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하단 이유에서다.


현재 거론되는 승계방안에는 ▲유상증자 ▲㈜삼표-에스피네이처 간 합병 등이 꼽히고 있다. 우선 양사 합병 시 정대현 사장은 에스피네이처가 그간 키워 온 덩치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2016년말 724억원에 불과했던 에스피네이처의 자기자본이 남동레미콘, 당진에이치이 등 계열사를 지속 흡수합병하면서 2021년에는 4746억원으로 불었기 때문. 이로 인해 에스피네이처와 ㈜삼표 간 자기자본 격차는 2016년 7903억원에서 2021년 말 3263억원까지 좁혀졌다.



나아가 양사 주당가치가 각각 14만2499원, 23만7171원인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으로 합병비율을 산정 시 정 사장은 에스피네이처 주식 1주당 ㈜삼표 주식 1.6주를 얻게 된다. 이 경우 정 사장의 ㈜삼표 보유 지분율은 33% 수준까지 확대되는 반면 1대 주주인 정도원 회장 지분은 42%로 축소돼 3세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개인회사 에스피네이처를 활용한 ㈜삼표 지분 간접보유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에스피네이처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삼표의 유상증자에 참여, 현금 또는 현물 등으로 주식을 취득하거나 정도원 회장으로부터 직접 주식을 사들일 수도 있단 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에스피네이처의 2021년 말 연결기준 보유현금자산은 1428억원에 달하는 터라 ㈜삼표 지분을 확대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대현 대표가 계열사 동원 없이 ㈜삼표 지분을 취득할 거란 시선도 견지 중이다. 에스피네이처가 2020년부터 매년 100억원대 배당을 실시해 온 만큼 정 사장의 현금동원력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승계작업과 관련해 삼표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혔다. 2020년 ㈜삼표가 단행한 유상증자는 승계 목적이 아니라 삼표시멘트 지분 추가 인수 등으로 곳간 사정이 악화돼 단행한 것이라 현금을 보충하는 성격이 짙었단 논리다. 그룹 관계자는 "㈜삼표가 유상증자를 단행한 이후 에스피네이처의 지분율이 상승한 건 맞지만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승계 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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