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재계 20위로 껑충…라이벌 호반 따돌려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중흥·호반 상반된 행보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11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중흥그룹이 재계 순위 20위에 올랐다. 건설업이 주력인 기업집단 중 DL, 부영에 이은 세 번째다. 특히 오랜 지역 라이벌인 호반건설을 따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기업집단명 중흥건설)은 자산 순위 20위에 올랐다. 대우건설 인수·합병(M&A) 영향으로 9조2070억원이었던 자산이 20조292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위는 지난해 47위에서 27계단 껑충 뛰었다. 올해 지정된 76개 대기업 중 상승폭이 가장 크다.


중흥그룹은 9조원대 자산을 유지하다 2020년에는 8조원대로 몸집이 줄었다. 재계순위 역시 30위권에서 40위권으로 떨어졌다.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의 차남 정원철 대표가 이끄는 시티건설이 계열분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후 9조원대 자산 규모를 다시 회복했고 최근 대형 딜을 성공리에 마쳐 자산 20조원 반열에 올랐다. 


중흥그룹은 오랜 라이벌 건설사인 호반그룹(기업집단명 호반건설)을 다시 제쳤다. 2020년 호반그룹에 역전을 당한 이후 올해 대부분 지표에서 호반그룹을 따돌린 것이다. 자산총액은 중흥 20조2920억원, 호반 13조7840억원이며 재계순위는 중흥 20위, 호반 33위다. 계열사 수로는 중흥 55개, 호반 43개다. 오는 7월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의 경우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은 4위 안팎(중흥건설+중흥토건+대우건설)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호반그룹은 자산을 전년 대비 3조원 이상 불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대우건설과 같은 초대형 딜은 없었으나 사업 다각화와 실적 호조로 꾸준히 자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돋보인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조3310억원, 영업이익은 3904억원, 당기순이익은 39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0.7%, 3535.8%, 387.5% 급증했다.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등 제조업, 서울신문·전자신문·EBN 등 미디어사업, 한진칼 등 항공업,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고 있다. 중흥그룹이 건설업과 미디어사업만을 영위하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중흥그룹의 경우 당분간 M&A 없이 대우건설과의 사업시너지에 주력할 예정이다. 반면 호반그룹은 사업다각화에 더욱 고삐를 죌 전망이다. M&A 관련 노하우가 쌓이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보니 거꾸로 매도인 측에서 먼저 매각 의향을 타진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호반그룹의 유동자산은 4조원에 달한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지난 2010년 M&A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선언한 이후 꾸준하게 이를 실행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철학이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인 만큼 건설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대우건설 인수에 그룹 자금과 역량을 상당 부분 소진했기 때문에 향후 M&A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