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만든 HB그룹, 문보미·문성준 2세경영 ‘안착’
반도체 견고한 성장속 엔터사업 성장 ‘쑥쑥’
사진=hb엔터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HB그룹의 오너 2세 경영이 순항하고 있다. 문성준 HB테크놀러지(이하 HB테크) 대표(48)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으며 문보미 HB엔터테인먼트(이하 HB엔터) 대표(50)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문화 업계에 한 획을 긋고 있다.


HB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HB콥이 HB테크, 케이맥, HB엔터의 지분을 각각 15.9%, 18.5%, 21.9% 소유하는 형태로 구성된다. HB콥은 문 회장이 35.9%, 문성준 대표가 50.7%, 문보미 대표가 13.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HB그룹은 투자업을 영위하는 HB인베스트먼트를 관계회사로 두고 있다. 각 회사로 보면 HB테크, 케이맥, 엘이티는 문성준 대표, HB엔터는 문보미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HB인베스트는 문흥렬 회장이 전문경영인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1975년 설립된 HB콥(구 흥보실업)은 펄프 등 무역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시작했다. 과거 HB콥 문흥렬 회장(79)은 그룹의 주력사업을 아들인 문성준 대표에게 맡기고, 음악을 전공한 딸 문보미 대표에게는 예술적 감각을 살릴 수 있도록 드라마 제작사업을 영위토록 했다.


현재의 HB그룹의 모습을 갖추게 한 것은 문성준 대표다. 문성준 대표는 단순 무역업을 넘어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HB테크, 케이맥, 엘이티 등을 인수했다.


HB테크 등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이 안정화되면서 그룹의 성장을 견인했다. HB테크의 경우 2015년 1457억원, 101억원이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17년 2852억원, 480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두 배 가까이 오른 반면 영업이익이 4배 이상 뛰었다. 케이맥의 경우 2017년 -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작년 3분기까지 75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부문은 문보미 대표의 드라마 제작사업이다. 제작업 특성상 영업이익 규모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만큼 크지는 않지만 문보미 대표가 이끄는 HB엔터는 올해 초 방영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국민 드라마로 자리잡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HB엔터는 2013~2014년 SBS의 ‘별에서 온 그대’로 한 차례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당시 별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텐센트와 화이브라더스가 주주인 화이텐센트엔터테인먼트로부터 2016년 3600만 달러(약 405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구주 매각 및 신주 발행으로 지분을 취득했다.


HB엔터의 경우 제작 드라마가 성공한 해 실적이 매우 높았다. 2013년 11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별그대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2014년 36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에서 79억원으로 높아졌다. 2017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07억원, 6억원을 기록했다. 스카이캐슬이 올해 초 큰 인기를 끌면서 2018~2019년 실적 역시 2014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보미 대표는 HB엔터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주관사를 교보증권으로 정했으며, 대규모 자금 조달로 단순 제작 사업을 넘어 콘텐츠 투자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HB그룹은 오너 2세인 누나와 남동생이 각자의 분야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문성준 대표가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한다면 문보미 대표는 냉철한 카리스마로 작품을 골라내 그룹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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