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ST, ‘박카스’ 그늘 언제쯤 벗어나나
지주전환 후 매출 제자리… ETC 성장이 과제

[딜사이트 정재로 기자] 박카스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전문의약품 중심기업으로 탈바꿈한 동아에스티(동아ST)가 5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으로 주주들을 애태우고 있다. 일단 역성장 중이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반등에는 성공해 올해 새로운 반전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5672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2.2% 증가했다고 1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3억원으로 63.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12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 지주회사 전환 이후 실적 5년째 ‘제자리’


턴어라운드에는 성공했지만 5년 전 매출(5680억), 영업이익(481억), 순이익(342억)과 비교해보면 지주회사로 전환 이후 실적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특히 지난해 파이프라인 DA-9801의 라이센스아웃(5%)과 DA-9803 기술양도에 따른 미국 뉴로보 지분수익 등 95억원의 일회성 기술료를 제외할 경우 근본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졌다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증권가의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동아에스티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4.7% 감소했고 판관비가 75억원 증가해 예상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기대에 미달한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올해 실적 불안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박카스 매출을 앞세워 제약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동아에스티(전신 동아제약)의 시련은 지주회사 전환 이후부터다. 2013년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로 분할됨에 따라 박카스 및 건강기능식품, 일반의약품은 동아제약이, 전문의약품은 동아에스티가 맡았다. 매출의 큰 축을 이루던 박카스와 이별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여기에 한 때 연매출 900억원대에 이르렀던 동아에스티의 주력 제품인 천연물신약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약가인하 여파와 후발 제품의 무한경쟁으로 지난해 187억원까지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스티렌 외에도 기업의 주력사업인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최근에는 대형품목인 항히스타민제 타리온의 판권 종료 및 의료기기 등 일부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 겹치며 성장 동력을 잃었다.


◆ 자체개발 신약 성장 ‘눈길’… 파이프라인 순항 중


하지만, 주요 품목이었던 스티렌 약가 조정으로 OTC 매출이 어느 정도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역성장해 오던 OTC 매출이 지난해 2988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실제로 자체개발 신약인 슈가논(당뇨병치료제) 및 도입 신약인 주블리아(손발톱무좀치료제)를 비롯한 바라클, 이달비 등 신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슈가논 매출은 전년대비 50.4%(66억) 증가한 99억원을, 주블리아는 207.6%(39억) 증가한 120억원을 기록했다.


R&D부분의 주요 파이프라인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740억원(매출액 대비 13%)을 R&D에 꾸준히 투자해 오고 있어 올해도 라이센스 아웃과 마일스톤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자체 개발 중인 ▲당뇨병치료제 DA-1241은 미국 임상1b상 ▲파킨슨병치료제 DA-9805는 미국 임상2상 ▲과민성방광염치료제 DA-8010은 국내 임상2상 진행 중이다. 기술수출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는 폐렴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완료했다.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DA-3880도 일본 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은 인도, 러시아, 브라질에서 임상 완료돼 올해 허가·발매 신청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영업부문의 체질개선과 확대를 통해 동아에스티의 주요 사업인 전문의약품 매출 증대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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