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여파, 쪼그라드는 안국약품
검찰조사 등 잇단 악재에 성장세 제동

[딜사이트 정재로 기자] 안국약품이 최근 리베이트 의혹 등 연이은 악재로 경영 실적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


2015년 첫 리베이트(투아웃제도) 적발 이후 역성장 중인 안국약품은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압수수색 이후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올해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2000년대부터 개량신약의 다양화와 전문의약품(ETC)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안국약품의 시련이 시작된 시점은 2015년 12월 리베이트 사건 때부터다. ‘리베이트 대상 약제에 대한 급여정지제도’ 일명 리베이트 투아웃제도의 첫 사례로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그랑파제에프정’에 대해 3개월 판매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 여파로 2017년 4월 안국약품은 보건복지부가 해외 진출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지원하기 마련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서도 탈락했다. 이로 인해 △국가 과제 참여 △세제 지원 △약가 결정 시 우대 △정책자금 우선 융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 시기와 맞물려 자체 개발한 진해거담제 천연물신약 ‘시네츄라시럽’이 그래비티바이오사와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로 미국 진출이 무산되는 한편, 중국의 퍼스트드래곤과 총 179억원 규모의 발기부전치료제 ‘그래서산’ 공급계약도 해지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 2018년 실적 전년대비 마이너스…2015년 이후 하락세


여기에 최근 리베이트 사건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경영실적이 점점 하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안국약품은 진해거담제와 소화기계, 소염진통제, 눈 영양제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2015년까지 성장을 기록했고, 매출실적 최고점을 찍으며 사상 첫 2000억 원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2015년 말에 터진 리베이트 사건 이후 2016년 매출은 1740억 원으로 작년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129억원에서 41억, 88억에서 12억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7년 매출액이 1835억원, 영업이익 104억, 당기순이익 81억으로 회복하나 싶었지만 2018년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 3분기 누적실적 기준 매출액은 작년대비 -4.5%(1,285억)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31%(65억), 당기순이익 -13%(73억)을 기록했다. 현재의 추세로는 작년 실적을 넘기 힘들다는 평가로 리베이트 여파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2015년 이후 신약에 투자하는 연구개발비 역시 △2015년 157억원에서 △2016년 154억원 △2017년 133억원 △2018년 3분기 83억원(2017년 3분기 99억)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제약사들이 연구개발비를 높이는 추세와 대비돼 미래 성장동력에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리베이트에 유탄 맞은 투자사… 주가 반토막


리베이트 여파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안국약품의 미래가치에 투자한 투자사 역시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8월 투자전문업체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한국투자글로벌제약펀드)'를 통해 안국약품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 92억원치를 인수했다. 전환 및 교환 가격은 주당 1만 9322원으로 만기는 내년 2020년이다.


당시 한투파는 안국약품이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수체결 직후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지고 잇단 악재가 거듭되며 주가는 22일 현재 1만450원까지 떨어졌다.


한투파는 주가 급락을 대비해 기존 전환가격에서 최대 20% 낮춘 가격으로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지만 주가는 이미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한투파 관계자는 안국약품은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해 장기투자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이슈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리베이트 등 경영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등을 통해 확실히 집고 넘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국약품은 이번 리베이트 수사와 별개로 리베이트 근절 자정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현재 임상 중인 신약만 개량신약, 천연물신약,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해 10여 개가 넘어 성장 모멘텀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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