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가 대여금 3700억원을 상환했다. 고려아연은 당초 지난해 말 돌려받을 계획이었으나 맥킨타이어의 현지 차입이 지연되면서 만기가 두 차례 연장됐다. 고려아연은 대여금 상환에 따른 현금 유입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는 한편 앞으로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맥킨타이어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빌려왔던 3751억원(4억2600만호주달러)을 지난 15일 상환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5월 맥킨타이어의 풍력발전소 투자 지원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줬다. 고려아연은 맥킨타이어를 통해 스페인 신재생에너지업체 악시오나(Acciona)가 개발 및 건설 중인 풍력발전소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단기대여금 형태로 지원한 것이다.
당초 상환일은 지난해 11월 2일이었다. 맥킨타이어가 현지 차입을 일으켜 고려아연으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갚으면, 고려아연은 맥킨타이어 차입에 대해 채무보증을 서기로 했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지난해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일부 상환하는데 쓰려고 했다.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조달로 연결 부채비율이 2023년 말 24.9%에서 지난해 말 94.8%로 상승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본다. 대규모 자금조달에도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100% 미만이었지만 지난 1년새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일각에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고려아연은 우선 보유한 ㈜한화 주식 7.25%를 한화에너지에 전량 매각하며 152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맥킨타이어는 현지 대출을 위한 서류 절차가 길어지면서 대여금 상환 연기가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대여금 상환 기한은 최초 2024년 11월에서 ▲2025년 3월 31일 ▲2025년 4월 30일로 두 차례 조정됐다.
맥킨타이어가 마침내 현지 차입으로 대여금을 상환했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5월 빌려준 지 1년 만에 받은 것이다. 고려아연은 5576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통해 맥킨타이어를 후방지원했다. 풍력발전소 건설이 진행되면서 운영비용 등이 늘어남에 따라 고려아연이 빌려준 대여금보다 채무보증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게 빌려준 대여금 상환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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