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저축은행순익 기조 유지했지만…건전성 지표 '경고등'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한화저축은행이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기조를 이어갔다. 대손충당금 부담에도 비용절감을 통한 업무이익(충당금 적립전 이익)을 늘리면서 지난해 흑자 유지에 성공했다.
반면 건전성 지표는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체율은 다소 하락했지만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서다. 그런 만큼 올해는 건전성 관리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말 단행한 조직개편 및 인사도 이같은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맞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8억원 대비 18.2% 감소했지만 업계 전반적인 적자 기조를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업무이익은 지난해 254억원으로 전년대비 9.5%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줄었지만 경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이 업무이익 성장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저축은행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1053억원으로 전년대비 10.7% 감소했다. 이자비용은 468억원으로 30.3% 급감했고 판매비 및 관리비도 10.3% 줄면서 18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9.8% 감소한 1064억원, 이자수익은 6.8% 줄어든 921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49억원)은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배당금수익은 104억원에서 45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대손충당금 부담이 여전히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한화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는 218억원으로 전년도 184억원 대비 18.5% 증가했다.

한화저축은행은 건전성 지표 악화에 대응해 대출채권 매각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182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하며 1분기 10.27%까지 올랐던 연체율을 9.53%로 낮췄다.
그럼에도 NPL비율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한화저축은행의 NPL비율은 11.54%로 전년대비 3.02%포인트 상승했다. 여신 중 비중이 가장 큰 일반자금대출의 NPL비율은 전년보다 2.8%포인트 오른 10.7%를 나타냈다. 전체 여신의 15.6%를 차지하고 있는 종합통장대출의 NPL비율은 29.0%로 전년보다 11.5%포인트 뛰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도 여전히 건전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 한화저축은행의 지난해 부동산 업종 대출 규모는 4150억원으로 이중 22.2%인 921억원이 NPL로 분류된다. 전년대비 대출액은 6.8% 줄었으나 NPL은 71.6%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한화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한화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 기조는 올해 더 강화될 전망이다. 통상 금융 계열 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특성이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계열 저축은행은 보수적으로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최근 자산 부실화를 겪고 있는 저축은행의 효과적 위기대응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실시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역시 리스크 관리 강화의지가 담겼다. 한화저축은행은 기존 경영지원본부장을 겸직했던 위험관리책임자(CSO)를 단일직책으로 개편하고 장우진 내부감사책임자를 신임 CSO로 임명했다. 이어 리스크관리실을 리스크관리본부로 승격시켜 여신심사 조직 강화에 나섰다. 신임 리스크관리본부장에는 권순태 영업부문장·기업금융본부장을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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