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콜옵션 계약'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삼성-레인보우로보틱스 이은 두 번째 사례…최대 1108억 투자 전망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유일로보틱스'가 SK온과의 대규모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 계약을 맺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SK온이 콜옵션을 행사해 유일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어서다. 이는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사례와 동일한 행보다.


SK온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확대에 유일로보틱스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SK그룹과의 로봇사업 시너지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일로보틱스는 김동헌 대표와 SK Battery America, Inc.가 지난 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 조건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동헌 대표는 유일로보틱스 지분 33.39%를 보유한 최대주주, SK Battery America, Inc.는 지분 13.5% 가진 2대주주다. SK Battery America, Inc.는 SK온이 지분 100%를 가진 미국 생산법인이다. 


이번 주주간 계약을 통해 SK Battery America, Inc.는 김동헌 대표가 보유한 지분 중 23%를 주당 2만8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현재 유일로보틱스의 주가(1일 종가 기준 6만1700원)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콜옵션 행사 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최대 5년간이다. SK온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SK Battery America, Inc.가 유일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SK온이 콜옵션 행사를 통해 김동헌 대표 지분 23%를 확보하기 위한 자금만 738억원으로 추산된다. 


눈길을 끄는 건 SK온이 지난해 6월 유일로보틱스에 370억원을 투자한 뒤 나온 후속조치란 점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SK온의 추가 지분 확대 행보에 관심을 보여왔는데 현실화된 셈이다. 지난해 투입한 금액을 합치면 SK온은 유일로보틱스에 총 1108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유일로보틱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관련 얘기가 있었고 올해 로봇주 몸값이 오르면서 최근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저희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SK와 연결돼 있다고 봐야하는데 이번 계약은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과 유일로보틱스 거래는 앞서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사례와 동일하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023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 뒤 콜옵션을 통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 SK온-유일로보틱스는 국내 대기업집단이 로봇기업을 인수한 두 번째 사례인 셈이다.


SK온은 지난달 19일 닛산과 전기차 100만대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북미에서 생산하는 닛산 차세대 전기차에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을 공급하는 계약으로 한화 약 15조원 규모다. SK온은 올해 미 켄터키 1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에 돌입하며 2026년 이후 켄터키 2공장과 테네시 공장, 조지아 공장에서도 양산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SK온의 북미 배터리 공장에 유일로보틱스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이 대거 도입될 전망이다. 유일로보틱스는 향후 SK그룹 계열사 일감도 적극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화학·에너지·소재 등 SK그룹의 다양한 업종에서의 공정 자동화에 대한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일로보틱스 관계자는 "양사는 현재 배터리 공장 자동화 프로세스에 대해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2차전지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산업군에서 로봇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계약은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로보틱스는 SK온 발주 물량 대응을 위해 인천 청라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대형 로봇 조립 및 대규모 수주 대응이 가능한 생산·조립 설비가 들어선다.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연매출 기준 2000억원 이상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픽=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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