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SK텔레콤의 '돈 버는 인공지능(AI)' 전략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결실을 거둘 전망이다. SKT는 기업간 거래(B2B)와 기업 소비자간 거래(B2C) AI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통 3사 중 가장 발 빠르게 AI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회사는 'AI 피라미드 2.0' 전략과 함께 2025년을 AI 수익화 원년으로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SKT가 올해 AI DC(데이터센터)를 필두로 AI 수익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람다(Lambda)와 손잡고 시작한 GPUaaS 사업이 호조를 더했다는 분석이다.
SKT는 지난해 매출액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1.9%, 영업이익 4.0% 증가한 수치다. 그 중 AI 사업의 경우 지난해 'AI DC'는 신규 DC의 가동률 상승 덕에 같은 기간 13.1% 증가한 39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AIX(AI Cloud, AI Vision, AICC 등)'는 AI Cloud와 AI B2B 상품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 증가한 19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이닷'은 지난해 누적가입자 830만명을 확보했는데, 전년 대비 510만명이 늘었다. 다만 아직까지 AI 사업으로부터 창출되는 매출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B2B 사업은 이제 막 수익화를 시작한 단계고, 주요 B2C 서비스인 에이닷의 유료화 시점이 지연되면서 해당 영역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수익은 없는 상태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지난달 실적컨퍼런스콜에서 "AIX 사업은 25년도 매출 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SK텔레콤 전체 매출에 비해 아직 그 비중이 크지 않으나,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 '돈 버는 AI'의 가능성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AI 사업 전략 본부장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AI 에이전트 정체성이 확립돼 에이닷 유료화 기반이 다져졌다"며 "유료화 모델은 우선적으로 구독 상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2025년을 '돈 버는 AI'의 원년으로 삼아 본격적인 수익화 실현에 나선다. 회사는 지난 2일 열린 MWC 2025에서 기존 AI 전략을 고도화한 'AI 피라미드 2.0'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기존의 AI인프라→AIX→AI에이전트로 구성된 AI 피라미드 1.0에서 AI 피라미드 2.0은 'AI데이터센터→B2B→B2C'로 변화됐다. 보다 단순화된 전략을 통해 AI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해당 자리에서 AI 피라미드 2.0에 대해 "수익 창출은 1층, 2층, 3층 순으로 빠르고, 파이 크기는 3층, 2층, 1층 순으로 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SKT는 먼저 데이터사업에 집중, AI 수익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 중 AI DC 사업의 수익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AI DC는 전국의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전략'의 중심축으로, SKT는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 ▲소규모 모듈러(Modular) AI DC ▲단일 고객 전용(Dedicated)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I DC는 폭발하는 시장 수요에 따라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T는 빅테크와의 협업으로 비수도권에 GPU 약 6만개가 들어가는 100MW급 AI DC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람다(Lambda)와 손잡고 시작한 GPUaaS 사업이 올해부터 수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파트너십은 엔비디아 GPU H100의 확보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SKT 관계자는 "GPUaaS 정식 출시 전부터 100개가 넘는 기업들이 구체적인 내용을 문의하는 등 서비스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았다"며 "엔비디아 GPU H200도 올해 1분기 도입해 고객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도 AI DC가 올해 AI 수익화의 주역이 된다는 분석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T는 지금까지의 AI 투자에 대한 수익화와 전반적인 사업의 비용 효율화 노력들로 올해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람다, 펭귄솔루션즈 등 인프라 운영 관련 글로벌 기업과, SK하이닉스(HBM), SK엔무브/기가바이트(액침냉각 도입) , 리벨리온(NPU) 등 계열사와 함께 DC 기술력 시너지 강화로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SKT의 북미 타겟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는 이달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SKT 관계자는 "에스터는 이미 AI 에이전트가 존재하는 북미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완결성'을 공략으로 내세운 서비스"라며 "로드맵상으로는 연내 정식 출시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이닷과 같이 에스터의 유료화에도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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