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OCI홀딩스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판매 감소 여파로 순이익이 대폭 줄어들며 ROE(자기자본이익률)가 한 자릿수 초반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는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배당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OCI홀딩스의 지난해 ROE는 2.2%를 기록했다. 2023년 ROE(18.7%)와 비교하면 16.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OCI홀딩스가 목표로 하던 ROE와 크게 차이 난다. 지난해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은 "두 자릿수의 ROE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OCI홀딩스의 ROE가 이렇게 낮아진 것은 순이익 감소와 무관치 않다. OCI홀딩스의 지난해 순이익은 1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 쪼그라들었다. 이는 미국 대선, 동남아 4개국 우회 관세 유예 종료 이후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에서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회사인 DCRE에서 도시기반 시설 공사 비용 및 용지 손상 평가 등 일회성 비용이 인식돼 4분기 조정영업손실이 약 540억원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OCI홀딩스는 주요 자회사인 OCI 테라서스(TerraSus, 옛 OCIM) 대정비에 들어갔다. 2025년에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고객사들이 수주량을 급격히 감소해 지난해 9월말부터 12월까지 당겨서 라인별로 정비를 한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원가율이 올라가는 등 손해가 있었고 OCI 테라서스는 지난해 4분기에 27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ROE가 높았던 2023년에도 OCI홀딩스의 주가가 저평가됐었다는 점이다. ROE는 자본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으면 대체로 주가가 오른다. 2023년 KRX300의 평균 ROE는 6.8%인 반면 OCI홀딩스는 18.7%이었다. 그럼에도 OCI홀딩스의 2023년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6배다. 통상 PBR이 1배 미만이면 저평가됐다고 여겨지는 점을 고려하면 OCI홀딩스의 ROE 하락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OCI홀딩스의 PBR은 0.37배다.
당장 ROE 반등이 어렵다 보니 OCI홀딩스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환원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단 올해 주당배당금(DPS)를 2200원으로 결정했다. 총 413억원의 배당액이 오는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며 이는 연결 기준 약 36%의 배당성향이다.
아울러 2026년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각 및 소각하기로 계획했다. 현재까지 3차례에 걸쳐 4.2%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KB증권과 100억원의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21일 기준 계약금액 대비 55.8%에 달하는 59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한 상태다. 또한 지난 2월 11일 2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까지 더하면 지난해 총 1100억원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시행했다.
이런 가운데 OCI홀딩스는 점차적인 ROE 반등을 위해 미래를 준비 중이다. OCI 테라서스는 지난해 대정비 이후 현재 전 라인을 가동 중이다. 미국 정부의 대중 관세정책 및 오는 4월 최종 결정을 앞둔 동남아 4개국 반덤핑·상계관세법(AD·CVD) 등의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비중국 폴리실리콘의 수요는 정상화될 것이라는 게 OCI홀딩스의 입장이다.
또한 OCI홀딩스는 글로벌 파트너사와 미국 내 태양광 셀(배터리) 제조 합작법인(JV)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전량을 OCI 테라서스에서 공급해 회사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에 따른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자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당장의 ROE 반등은 어렵지만 지속되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 태양광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철저한 비중국 공급망 관리,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OCI 금호의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연 10만톤, OCI 테라서스의 클로르알칼리(CA) 연 10만톤 등 앞서 계획한 중장기 투자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는 2027년부터 점진적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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