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확대경]
페이코인
기반 약한 성장… 규제와 신뢰의 벽에 부딪히다
② 규제 충돌과 상장폐지로 인한 위기와 재상장…2023년 연관법인 240억원 손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0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이코인 앱 사용 설명. (출처=페이코인 홈페이지)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페이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로 높은 기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뒷배경이 된 다날의 기술력과 영업력 그리고 휴대폰 결제 서비스에서 쌓은 신뢰도 등을 기반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20일 페이코인 백서 등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빠르게 확장하며 32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또한 네이버페이, CU 등 굵직한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으며 15만개 가맹점에서 결제를 지원했다.


지난 2020년 이후 이어진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페이코인은 디지털 결제의 혁신적인 모델로 주목받았다.


◆ 페이코인을 무너뜨린 정부의 규제


2022년 4월 금융당국이 페이코인에 대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요구하면서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페이코인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페이코인의 사업 모델이 전자금융업과 충돌한다고 판단했다.


페이코인 측은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해 가상자산사업자 요건을 갖추고자 했다. 하지만 은행 실명계좌 확보에 실패했다. 그리고 2023년 1월 최종적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수리되지 못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결정은 페이코인에게 치명타가 됐다. 당시 페이코인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에 대한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하기도 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이로 인해 2023년 2월5일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페이코인 결제가 중단됐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 결제를 위해 페이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소비자들은 갑작스럽게 사용처를 잃었다. 투자자들의 가치도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비롯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페이코인의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2023년 3월31일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거래소는 상장 폐지했다.


이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결과였다.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마저 의심받았다.


국내 거래소 상장 폐지로 페이코인은 거래량은 물론 가격도 급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상장폐지 전인 2023년 3월29일 기준 305원가량이었다. 24시간 거래량 99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상장폐지 1개월 후인 2023년 4월29일 기준으로는 77원에 24시간 거래량은 589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가격은 1/4, 거래량은 1/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시 페이코인 측은 급하게 국내 제도환경 등을 고려해 국내 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결제 서비스를 페이코인(PCI)이 아닌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과 같은 메이저 코인 결제로 변경했다. 가맹점 네트워크는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코인으로 변동성이 큰 기존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결제는 거의 사용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페이코인 사업을 진행하던 다날핀테크는 물론 모기업 다날의 기업들의 신뢰도도 큰 타격을 입었다. 본업이 PG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날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페이코인과 다날 측은 제대로 된 대응하지 못했다. 당시 다날 내부에 있던 한 담당자가 금융당국을 대응하고 기자들을 상대로 관련 내용을 설명하기에 분주했다.


당시 해당 담당자는 "금융당국에 설명하고 법적인 대응해야 하지만 정작 움직이는 인력은 1~2명 뿐이다"라며 "내부에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소수가 모든 일을 처리한다"고 토로했다.


◆ 재 상장을 했지만 여전히 바닥인 신뢰


페이코인 측은 상장폐지 이후에도 거래소 측과 협의를 진행하며 재상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기존 이용자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해외 시장으로의 사업 전환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 결과 페이코인을 운영해 온 다날의 페이프로토콜과 다날핀테크는 2022년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페이프로토콜AG은 37억원, 다날핀테크는 248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법인의 당기 순손실액이 285억원에 이르렀다.


2023년에도 페이프로토콜AG은 134억원, 다날핀테크는 10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페이코인은 다행히 지난해 국내 주요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했다. 페이코인은 지난해 4월에는 코인원과 코빗에 7월에는 빗썸에 재상장했다. 두 거래소는 모두 페이코인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해소돼 재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최대 거래량을 자랑하는 업비트에는 여전히 재상장이 되지 못했다.


더구나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며 잃은 신뢰는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페이코인 측은 여전히 그러한 기조가 바뀌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B2B 비즈니스에 익숙한 다날의 특성인지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라며 "2022년말부터 2023년 초반까지 상장 폐지냐 아니냐의 긴박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않아 당시에도 투자자들 사이에 상당한 원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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