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바이오 시밀러 라인업 및 마케팅 강화와 새로 추진 중인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사업을 통해 외형과 내실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가총액이 비슷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수준의 이익과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3분기 누적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2956억원이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1조4173억원, 9조9507억원이다.
서 회장은 27일 홍콩에서 열린 IR행사에서 향후 매출 확대 및 신사업 추진 등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먼저 올해 목표로 했던 매출 3조50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매출 목표치를 5조원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 1조원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7300억원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명) 7300억원 ▲트룩시마 4000억원 ▲기타 바이오 시밀러 품목 각 2000억~3000억원 수준의 판매고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6년 7조~8조원, 2027년 10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서 회장은 "현재 셀트리온의 시가총액(마켓캡)이 현대차나 기아차와 비슷한데 그럼 이익률도 비슷하게 가야 한다"며 "성장률은 더 높아야 한다. 바이오회사라 해도 매출과 이익이 없는 건 잘못됐다"고 피력했다. 27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8조5966억원이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6조2810억원, 37조5005억원이다.
서 회장은 매출 확대를 위해 짐펜트라 등 염증성 장질환(IBD) 라인업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경쟁 품목에 대한 바이오 시밀러 연구를 이미 시작했으며 주사 제형을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약물과 다른 약물을 혼합한 각테일 신약도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활용한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ADC 제품 6개를 개발 중인데 오는 2025년 3개 제품에 대한 인체임상을 계획 중이다. 다중항체 제품에 대한도 임상도 내년 함께 개시될 전망이다.
연내 시작을 예고한 CDMO사업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먼저 국내에 최대 20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1조5000억원 규모의 1차 재원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해 마련할 계획이다. 보유 중인 5% 상당의 자사주 중 25%는 연내 소각하고 나머지 75%를 투입한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이다. 또 추후 필요할 경우 미국이나 유럽 등에 추가 생산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연구개발 시설 및 인력도 대폭 확충한다. 현재 국내에만 있는 연구소를 미국, 유럽, 인도 등에 마련하고 박사급 연구원을 최대 500명까지 채용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이르면 오는 2028년 CDMO 사업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그간 '셀트리온의 기술력을 서비스해 달라'는 회사들의 요청이 많아 CDMO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우리는 항체는 물론 메신저 리보핵산(mRNA), 마이크로바이옴, 백신, 펩타이드, SC, ADC, 케미컬, 다중항체 등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경쟁사보다 깊이 있고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 회장은 "(CDMO 자회사는)미래의 고객이 기술보안 문제를 우려하지 않도록 완전히 분리된 경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대해선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동의 이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제약의 기업가치가 셀트리온 주주들이 동의할 때까지 합병을 거론하지 않겠다"며 "내년 초 셀트리온제약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추가 투자 방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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