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재도전과점주주 차익실현 '관심'…수요예측 흥행 '관건'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케이뱅크의 상장 재도전이 순항하면서 케이뱅크 과점주주들의 차익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MBK파트너스 등 주요 재무적투자자(FI)가 구주매출을 통해 일부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케이뱅크의 주당 공모 희망가가 9500원에서 1만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FI의 수익률은 최소 46%에서 최대 85%에 이른다.
최대 차익실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기관 수요예측 흥행이 필수다. 다만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공모주의 절반이 구주매출이라는 점은 수요예측 흥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최종 공모가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6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공모주식 수는 8200만주이며 공모희망가격은 9500원에서 1만2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3억원이다.
공모는 신주모집 4100만주와 구주매출 4100만주로 구성됐다. 공모 후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30.4%, 우리은행 10.95% 다.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 비중은 31.45%, 공모주주 비중은 19.68%다.
공모주에 구주매출이 포함된 만큼 기존 과점주주들이 이번 상장을 기회로 차익실현이 이뤄질 전망이다.
구주매출 주주 명단에 오른 FI는 베인캐피탈(BCC KINGPIN. LLC)과 MBK파트너스(KHAN SS L.P) 각각 1231만주,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868만주,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유한회사 192만주 등이다. 구주매출 후 보유 주식 수는 베인캐피탈과 MBK파트너스가 각각 4.43%, MG새마을금고가3.13%,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가 2.77% 등으로 줄어든다.
이들 FI 모두 2021년 케이뱅크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할 때 참여한 곳으로, 3년만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게 됐다. 유증 참여 당시 취득 단가가 1주당 65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46%에서 최대 85%의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으로 결정되면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은 각각 1477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관건은 현재 진행 중인 기관 수요예측 결과다.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해야 높은 공모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컸던 만큼 피어그룹 선정에 크게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눈높이를 낮춰 2.56배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적용, 안전한 상장을 꾀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몸값이 높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또 공모주의 절반이 구주매출인 점도 수요예측의 흥행 불확실성을 점치는 요인이다. 구주매출은 상장 시 공모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물로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 공모 조달 자금이 신규 사업에 쓰이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흘러들어간다는 점에서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 상승 효과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희망가격 하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된다면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회수할 금액은 1169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완료한 기업들은 모두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이거나 이를 뛰어넘는 수준에서 확정됐다"며 "케이뱅크는 현재 수요예측이 끝나야 공모가격을 확실히 알 수 있지만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희망 공모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인식도 있어 흥행 여부를 쉽게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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