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형PF 우발채무, 신탁사 재무악화 우려"
"분양률 20% 미만 사업장, 대출금 회수 어렵고 소송 리스크"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탁사의 신탁계정대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신용등급을 보유한 국내 부동산신탁사 8곳의 신탁계정대가 4조가 넘은 가운데 1년 내에 7000억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책임준공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탁사업과 관련한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신탁사의 재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난 25일 '시계(視界)제로- 책임준공형 개발신탁 Stress Test를 통한 익스포져 및 충당금 전망' 주제로 열린 한신평 주최 웹캐스트 세미나에서 "국내 신탁사들이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재무가 악화된 가운데 진행 중인 책임준공형 PF사업 관련 채무 인수로 추가 타격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신평은 건설‧부동산경기 침체 상황에서 신탁사의 책임준공형 PF사업 관련 리스크 요인 및 재무 타격 위험성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한신평의 유효등급을 보유한 ▲KB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 국내 부동산신탁사 8곳이다.


신탁사는 건설‧부동산경기 침체 상황에서 신규 수주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탁계정대가 늘고 있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대여한 금액으로, 사업 진행에서 차질이 생기면 투입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신탁계정대는 6조604억원이다. 이는 2022년 이후 약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한신평의 유효 등급 보유 신탁사 8곳의 신탁계정대 합계는 4조원 상당이다. 이중 국내 차입형 신탁계정대는 3조3182억원이고, 책준형은 6864억원이다.


부동산금융과 관련한 신탁사의 리스크 확인 가능 여부. (출처=한국신용평가)

문제는 신탁사의 신탁계정대가 우발채무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금융기관의 PF관련 대출액은 대출 시기를 기준으로 재무제표의 일부 계정을 통해 기재돼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사의 신탁계정대는 투입 시점 및 규모를 특정할 수 없어 재무제표에 기재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한신평은 건설·분양경기 회복세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탁사가 사업 진행을 위해 신탁계정대를 더 투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평의 유효 등급을 보유한 부동산신탁사 8곳의 신탁계정대는 올해 6월 말 4조원였지만 1년 뒤 약 4조7000억 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도 1조1000억원에서 1조28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신평은 책준형 PF사업 관련 대출잔액이 확대될 것이며, 신탁사의 재무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신평이 분석한 신탁사 8곳의 책준형 사업장 관련 대출잔액은 올해 6월 기준 1조3000억원이다. 이중 9000억원 상당은 분양률이 20% 미만이어서 대출금 회수가 어렵고 소송 리스크까지 있다. 


여기에 준공기간 미준수 고위험 책준형 PF사업장까지 합치면 6000억원이 늘어난다는 것이 한신평의 분석이다. 고위험 책준형 PF사업장들은 6개월 이내에 책준 기간이 도래하고 분양률이 20% 미만인 사업장이다. 한신평은 이 사업장들의 대출 관련 채무를 인수할 경우 부채 비율이 기존 145%까지 오르며 50%p(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여 연구원은 "책준형 PF우발채무는 신탁사별로 차별화돼 나타날 수 있다"며 "책준형 사업장이 다수 존재하거나 자기자본 대비 수주 규모가 큰 신탁사의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 시 타격이 더 커 분양성과 개선 및 자본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책임준공형 미이행 사업장 PF대출 잔액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