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차기 대표는
'농협맨' 유찬형 전 부회장, 대세론 입증할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뒷배 든든…업무 경력·공직자윤리위 심사 '변수'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3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제공=농협중앙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NH투자증권 차기 대표이사 선정 레이스에서 다른 후보와 비교해서 한발 앞선 인물로 꼽힌다. NH투자증권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 출신인 것은 물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서다. 다만 정통 농협맨인 만큼 자본시장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이에 시장 우려를 딛고 대세론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 전 부회장은 NH투자증권이 차기 대표 선정 절차에 착수한 직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이날(7일) 임기를 시작한 강 회장의 후보 시절 당시 꾸려진 선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당선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강 회장 역시 유 전 부회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NH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도 유 전 부회장 대세론에 힘을 보탠다. 농협중앙회장은 자신의 최측근을 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비교적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받았더라도 강 회장 의중에 따라 인사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출처=농협중앙회)

유 전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서대전고와 충남대학교를 졸업, 1988년 농협에 입사했다. 이후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마케팅국장·부장과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상무), 농협자산관리 대표 등을 역임했다. 농협 안팎에서는 상호금융·기획 전문가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경력과 제도적 변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먼저 유 전 부회장은 자본시장 관련 경력이 적어 다른 후보와 비교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의 경우 기업금융(IB)에서,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은 자산관리(WM)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여기에 주식시장 내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증권사에도 빠른 변화·대응 속도가 요구되고 있다. IB·WM 등 핵심 사업 부문에서는 무엇보다도 CEO의 업무 경험과 빠른 의사결정 능력이 중시되는 상황이다. 비전문가가 CEO로 선임될 시 영업력과 실적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통합·출범한 2015년 이후 자본시장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혀왔다. 김원규 전 사장은 1985년 증권업에 발을 들인 WM 전문가였다. 정영채 사장 역시 NH투자증권의 IB 사업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통합 전으로 범위를 넓혀도 황성호·박종수·김성태 사장 등은 금융투자업에 정통한 인물이었다.


증권업계 내 세대교체 흐름도 역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 전 부회장은 숏리스트 3인 중 나이가 가장 많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해 적게는 4살, 많게는 8살까지 벌어진다. 젊은 증권사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 관련 경력까지 적은 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될 시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도적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임원은 정부의 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 취업 심사 대상이다. 윤리위는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 2022년 퇴임한 윤 전 부회장은 지난달 말 취업 심사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 심사는 통상 2~3달, 빨라야 1달이 필요하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오는 11일 차기 사장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유 전 회장이 최종 후보로 뽑히더라도 윤리위 승인을 받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심사 승인 여부도 불확실성이 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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