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태영건설, 이지스운용 경영권 매각 '촉각'
'태그얼롱' 행사…경영권 프리미엄 최대 200억 추가 확보 가능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0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진=딜사이트DB)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태영건설이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태영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5.17%를 들고 있는데, 동반매각 청구권을 행사하면 경영권 프리미엄 만큼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 탓에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로서는 보유자산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 신청 이후 보유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 지분 및 골프장 매각 등을 추진해 유동성 수혈에 나선 상황이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태영건설은 2020년 1월 이지스자산운용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87만5000주를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은 5.17%다.


당시 태영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납입했다. 이후 2022년에 198억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하면서 이지스자산운용 지분의 장부가액이 250억원에서 44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추산해보면 2020년 유상증자 당시 48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8750억원이 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대신파이낸셜그룹이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8.2%를 확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의 몸값은 약 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2022년 말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기조 탓에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부동산 특화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몸값 역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태영건설 입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가치 하락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최대주주와 2대주주 등이 보유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태영건설은 태그얼롱(동반매도 청구권) 행사를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태그얼롱은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할 때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투자를 유치할 때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엑시트) 창구를 마련해주기 위해 태그얼롱 권한을 부여한다.


시장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 및 2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25%가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 책정된 이지스자산운용 기업가치 6000억원이었지만, 매각측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8000억~1조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인 지분 25%의 가치는 2000억~2500억원으로, 33~66%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는 셈이다.


태그얼롱을 통해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면 태영건설 역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서 지분을 팔 수 있다. 태그얼롱에 따라 동일한 경영권 프리미엄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한다면 태영건설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414억~517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지난해 수준(6000억원)으로 이지스자산운용 기업가치를 책정하면, 태영건설이 지분 매각을 통해 쥘 수 있는 금액은 310억원 수준에 그친다. 경영권 프리미엄 덕분에 100억원에서 2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 관계자는 "주주간 계약에 따른 비밀유지 사항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