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김해공항 '안방주인' 내세운 속내는?
여객 점유율 축소, 주도권 뺏기기 우려…분리매각 이슈 주도 차원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7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에어부산)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김해공항의 '안방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여객 점유율이 떨어진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메가 LCC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면 진에어로 흡수될 예정이다. 본사 역시 부산이 아닌 진에어가 있는 수도권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분리 매각에 힘을 싣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 경쟁적인 국내선 확장…'거점' 김해공항 점유율 하락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도착장에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에어부산은 해당 부스를 운영하는 목적에 대해 "부산 방문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자사가 부산을 대표하는 안방주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에어부산의 홍보 전략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사가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둔 유일한 국적항공사인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점공항의 의미가 옅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국제선 항공여객이 급감하자 국내선 노선을 확장하는데 주력했다. 김해공항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컨대 에어부산의 김포~제주 노선은 2019년 기준 3796편이었으나, 지난해 5533편으로 45.8% 증가했다. 반대로 김포~김해 노선을 운영하는 국적사는 많아졌다. 김포~김해 노선을 운영하는 국적사(에어부산 제외)는 3개사에서 5개사가 됐고, 같은 기간 운항편수도 1만1035편에서 1만2135편으로 10% 확대됐다.


문제는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여객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만 해도 42%에 육박했던 에어부산의 점유율은 2021년 31.9%까지 내려왔다. 지난해엔 점유율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여전히 40%를 밑돌고 있다. 에어부산이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정체성과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통합 LCC 본사 수도권 유력, 분리매각 필요성 강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두 대형항공사의 통합 작업이 연내 완료될 경우 오는 2026년께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총 LCC 3곳의 합병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해당 이슈의 쟁점은 본사를 어디에 둘 것 인지다. 합병 주체가 대한항공인 만큼 LCC 역시 진에어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통합 LCC의 본사가 진에어 모기지인 인천·김포공항에 유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부산시 정치권과 지역 경제계는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거나 분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초 에어부산이 경남권 지역민과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에어부산 모기업은 지분율 41.9%의 아시아나항공이지만, 부산시 등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16% 가량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아가 2030년 개항하는 가덕도신공항을 고려할 때 경남권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가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항공사가 없다면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부산 등 경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분리매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계획인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과 부산시 입장에서는 통합 LCC 본사를 수도권으로 빼앗길 경우 손님(타 항공사)에게 안방(경남권)을 내줄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어부산 관계자는 "홍보부스는 한국공항공사가 김해공항활성화를 위해  항공사별로  일정 기간 순환 운영하는 것"이라며 "자사의 김해공항 점유율이 가장 높아 첫 번째로 운영하는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모기업 결합이 진행 중인 만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피인수기업으로서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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