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치킨에 정성을 바르다…교촌1991스쿨
반죽부터 소스 도포까지 세심한 작업…고객소통 확대·브랜드 친밀감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번 튀겨진 치킨이 성형과정을 거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교촌치킨을 보면 아시겠지만 겉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교촌은 한번 튀긴 치킨의 겉을 깎아내는 '성형'이라는 작업을 합니다. '성형'을 거친 치킨은 표면이 매끄러워지면서 소스가 더 잘 배이고, 겉에 묻어 있는 기름기가 제거돼 담백해집니다. 교촌이 맛있는 이유가 바로 시그니쳐 기법인 '성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 이달 8일 '교촌1991스쿨'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 오산시를 찾았다. 그곳에 소재한 교촌치킨 교육R&D센터에서 도민수 아띠교육팀장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튀김망 위에서 치킨들이 이리저리 구르면서 울퉁불퉁한 튀김옷들이 벗겨지고 있었다. 기름을 머금어 무거운 튀긴 옷들이 마치 두꺼운 외투를 벗듯 그 아래로 부슬부슬 떨어졌다. 성형작업을 거치니 치킨들의 표면이 매끄러워지면서 소스를 머금을 준비를 했다.


교촌1991스쿨은 일반인들이 직접 조리·포장 등 교촌치킨이 만들어지는 제조과정 전반에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 체험 프로그램이다. 기존 본사의 신규 임직원 및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했던 실무 교육을 올해부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브랜드 친밀감도 높인다는 취지이다. 아울러 교촌치킨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짧은 브랜드 교육 및 교촌치킨의 주력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사진=딜사이트)

"뽀글뽀글" 교촌치킨 특유의 얇은 물 반죽을 묻혀 튀김기에 넣자 무수히 많은 기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기포는 닭 내부에서 수분과 기름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닭고기 안의 수분과 기름이 바싹 마를수록 더욱 더 담백한 치킨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교촌치킨의 비법이 다시금 나온다. 이에 대해 도 팀장은 "기름과 닿은 면적이 넓어 기름과 수분이 잘 빠져나온다"며 "교촌치킨의 유난히 작은 조각의 닭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윽고 고소한 냄새와 함께 노란 기름 위로 치킨이 하나 둘씩 떠올랐다. '성형'을 거칠 시간이 왔다는 의미다. 튀김망으로 치킨을 모두 건져낸 뒤 '툭툭' 가볍게 털어줬다. 생각보다 묵직한 치킨의 무게에 주춤거렸고, 이내 튀김망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줬다. 이리저리 흔들며 튀김옷을 벗겨낸 후 다시금 튀김기에 살포시 치킨을 넣어줬다. 교촌치킨은 더 바삭한 튀김을 만들기 위해 2번의 튀김 과정을 거치고 있다. 1차로 10분, 2차로 2분을 추가로 튀겨준 뒤 소스 도포 작업에 들어간다. 아울러 두 번의 튀김 과정으로 인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수분과 기름을 한번 더 걸러내준다.


교촌치킨의 시그니처를 꼽자면 단연코 소스도포다. 흔히 볼에서 양념을 버무리듯 하는 일반 치킨과 다르게 교촌은 한 조각 한 조각 붓으로 양념을 입혀준다. 단순히 붓으로 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도 맛을 극대화하기 위한 나름의 법칙이 존재한다.


"소스 도포 작업을 하실 때는 3·3·3 법칙만 기억해주시면 됩니다. 첫 번째는 붓에 소스를 묻힐 때 살짝 찍어 바르는게 아니라 3cm 깊게 바르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간장을 묻히고 그대로 소스를 입히면 너무 짜니 3번 정도 털어줍니다. 마지막으로 한 면당 3번의 붓질을 해주시면 됩니다"


간장양념을 치킨에 도포하고 있다(사진=딜사이트)

도 팀장의 말을 되새기며 간장 소스를 한 국자 뜨니 그 밑에 마늘 알갱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교촌치킨의 간장 양념 밑에는 1등급 마늘이 곱게 다져져 있다. 담당자에 따르면 양념 가격의 절반 이상을 마늘이 차지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 마늘을 얼마나 골고루 묻히는지에 따라 치킨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마늘을 붓으로 듬뿍 떠 그림을 그리듯 치킨에 입혀주니 어느새 노랗던 치킨이 검붉은 색의 간장치킨으로 변해 있었다.


"저희는 진심이나 정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실 가맹점주나 기업의 입장에서 이윤을 추구한다며 조금 빨리 튀기고 소스를 묻혀서 나가는게 맞죠.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치킨을 만들지 않아요. 이는 '정도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권원강 회장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앞선 교촌치킨 브랜드 소개에서 이상필 아띠교육팀 책임은 권원강 회장의 '정도경영'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치킨 조리를 모두 마치니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반죽부터 시작해서 성형과정을 거치고, 정성스럽게 양념을 입혀주는 시간들이 생각보다 번거롭고 고됐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은 앞으로도 '교촌1991스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소통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오산시에 위치한 교육 R&D센터 '정구관'과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교촌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 그리고 전국의 물류센터에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교촌치킨을 좋아하고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교촌1991스쿨에서 정성을 바르는 과정을 체험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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