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끝마친 가운데,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이 큰 수익으로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장 대표 주관사로서 최대 19억원 가량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수익은 이보다 10배 이상 크다. 2년 전 선제적으로 단행한 지분 투자의 결실로 최소 187억원 이상의 큰 수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두산로보틱스 IPO 흥행 기정사실…한투證, '주관 수수료 + 성과보수' 기대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IPO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끝마쳤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모두 우호적인 가격에서 청약 주문을 넣으면서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2만1000~2만6000원) 최상단에서 결정할 수 있었다.
공모가 기준 상장 시가총액 1조6853억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21~22일 일반청약을 진행한 후 오는 10월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의 IPO 흥행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거두게 된 수익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우선 IPO 대표 주관사로서 한국투자증권은 그간의 노고를 수수료 수익으로 돌려받게 됐다. 판매를 책임진 공모물량(총액인수분)이 전체 공모물량의 30%(1264억원 규모)에 달하는데, 여기에 1% 수수료율을 책정해 수수료 수익을 거둔다. 즉 기본적으로 인수 수수료 수익으로 총 12억64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두산로보틱스의 IPO가 흥행으로 끝마쳐지면서, 대표주관사 몫의 성과 보수도 얻게 될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책정한 성과보수 수수료율은 총액인수액의 0.5%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은 총 19억원 상당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성과보수의 경우 기업이 재량적으로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IPO 흥행 성적을 감안해 추가적인 보수를 대표주관사에게 제공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 한투파 2년전 선제적 지분투자…최소 187억 '잭팟'
시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로서 계열사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수익 규모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투자증권 대비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21년 케이아이피로보틱스 유한회사를 설립해 총 100억원을 투자했다. 총 110만4990주를 주당 9050원에 매입했었다. 현재 확정된 IPO 공모가는 2만6000원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최소 투자 수익률은 187%에 달한다. 최소 187억원 이상의 투자 '잭팟'을 터뜨리는 셈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수백억원대 수익을 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증시에서 협동로봇 섹터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만약 상장 이후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가량만 상승해도, 투자 수익은 300억원을 가뿐히 넘게 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우 IPO에 앞서 일부 보유 지분에 대해 1~3개월간의 주식의무 보유 확약을 맺긴 했지만,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있는 주식 규모는 전체 지분의 70%에 달한다"며 "상장일 지분을 매도해 바로 큰 폭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IPO를 계기로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역량도 시장에서 조명을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 작성부터 한국거래소와의 소통까지 진두지휘했다. 또 공동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협력해 해외 기업설명회(IR) 등을 2차례나 개최하며 두산로보틱스의 IPO 흥행을 견인했다. 업계 '빅3' 증권사로서 딜 주관 역량을 또한번 입증해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우 협동로봇 섹터가 주목받지 못했던 2년 전에 미리 두산로보틱스를 눈여겨 보고 투자한 '선구안'을 주목받고 있다. 섹터 및 종목 선별 역량을 인정받은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선제적으로 지분투자를 단행한 덕에 한국투자증권이 IPO 주관사로서 선정되었을 가능성도 있다"며 "계열사간에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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