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K "국내 가전 올해 상반기 전년比 14% 감소"
대형 가전 수요 둔화, 엔데믹으로 인한 IT 제품군 수요 감소
GfK 2023년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 (제공=GFK)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국내 가전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시 한번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기록하게 됐다.


코로나 기간 동안 크게 상승했던 가전 수요가 엔데믹과 함께 예전으로 돌아갔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행 수요 회복 등으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면서 가전제품의 소비가 준 탓이다.


글로벌 시장 정보 기업 GfK는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4%(매출 금액 기준)를 기록, 판매 규모 감소가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국내 대표 가전제품 33개 매출 금액 기준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주요 채널을 포함한 수치다.


올해 가전 시장의 하락세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온라인 채널이다. 지난해 가전 시장 하락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로 시장 크기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온라인 가전제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과 함께 성장률이 두 자릿수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으로 확대된 가전 수요 위축을 보여줬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 판매가 16% 하락을 보이며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전체 가전 시장에서의 온라인 채널의 판매 비중은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47.9%에서 올해 상반기 49.2%로 1.3%p 상승했다.


GfK 2023년 상반기 국내 가전시장 제품군별 성장률. (제공=GFK)

제품군별로 살펴보면 가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가전 제품군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16%)을 기록,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는 부문은 IT 제품군 시장이다. 노트북, 모니터와 컴퓨터 관련 주변기기를 포함하는 IT 제품군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률을 기록하며 6개 제품군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IT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을 보이며 시장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초·중·고등학교의 정상 등교 방침과 올해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재택근무 비중 축소 등으로 인해 코로나 기간 동안의 매출 수혜 요소가 모두 사라지면서 올해 크게 위축됐다.


전반적인 가전 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유지한 제품군들도 눈에 띈다.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카메라와 헤드폰·헤드셋이 포함된 음향가전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5% 성장했다.


음향가전의 경우 프리미엄 게이밍 헤드셋 수요 증가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고가 무선 헤드밴드 헤드폰의 유행이 성장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강지혜 GfK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경기 침체 우려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만큼 소비 위축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가전 시장 역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시장 하락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고, 재고 개선과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하락세는 조금 완만해질 것"이라며 "소비 위축이 지속된다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로서는 하반기에 있을 대형 프로모션 기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매출 증대의 기회를 찾는 데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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