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출신 남해화학 이사, '이사회 패싱'이 전통?
신영호·정정수, 출석률 절반 이하…"연락해도 안 와"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4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현직 남해화학 기타비상무이사인 신영호 농협유통 대표(왼쪽)와 정정수 농협경제지주 에너지사업부장. (사진=농협유통, 광양시)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농협경제지주가 자회사 남해화학에 꽂은 자사 출신 임원들의 업무 태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임 당시만 해도 농협경제지주와 남해화학 간 시너지와 소통 등을 강조한 이들이 정작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처리하는 자리엔 얼굴조차 내비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2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정수 남해화학 기타비상무이사의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은 33%로 모든 이사회 구성원(사내·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가운데 가장 낮았다. 정 이사는 현재 농협경제지주에서 에너지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며 남해화학이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올린 선임안건을 원안처리한 후부터 이사회에 멤버로 참여 중이다.


기타비상무이사란 상무(일상의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임원으로 매일 회사에 출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선 사외·사내이사와 동일한 권한을 가지는 터라 이사회 참석만큼은 당연시되는 직위이기도 하다.


시장에선 정정수 이사의 출석률이 낮은 것보다 그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배경과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게 의아스럽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이사는 선임 당시 "본인은 농협경제지주 유류사업단장을 역임 중이고 해당 유류사업은 남해화학의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부문"이라며 "양사가 NH-Oil 이란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 중에 있는 만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이사는 연중 열린 ▲경영 현안에 대한 토의 ▲차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의 건 등 주요 이사회마저 불참했다.


농협경제지주 출신 이사의 '이사회 패싱' 전력은 작년이 처음도 아니다. 정정수 이사 전임자인 신영호 농협 하나로마트 대표이사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남해화학 기타비상무이사 재직 시절 18번 개최된 이사회에 단 7회(출석률 38.9%) 참여했다.


출석률이 저조한 배경에는 ▲이사들의 경영참여 인식부터 낮고 ▲회사는 이사회의 편리성 개선을 간과한 가운데 ▲이사회가 적잖았던 점이 아우라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남해화학은 매년 10회 이상 이사회를 소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작년 10회) 등 대형 상장회사들과 비교해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횟수다. 이는 남해화학 측이 이사들의 출석률 저하 요인을 설명하는 논리가 되기도 했다. 기타비상무이사가 농협경제지주에서 상무를 소화 중인 만큼 이사회에 모두 참석키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회사가 이들의 출석을 충분히 유도할 수 있었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화상회의로 이사회를 열 수 있게 정관만 고쳤어도 시공간 제약이 상당부분 해소된다는 점에서다. 현행 상법상 기업은 모든 이사회 멤버가 동시에 음성을 송수신 할 환경이 갖춰진 경우 직접 출석이 없더라도 이사회 의결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남해화학 관계자는 "기타비상무이사의 출석률이 낮은 건 당사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고 이에 매 회마다 이사들에게 출석을 권유하고 있다"며 "이사들이 출석하진 않더라도 사전에 이사회 결의 내용을 충분히 토의·검토하는 단계를 거치는 만큼 낮은 출석률과 업무이해 등과의 상관관계는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 참석을 유도할 규칙 변경이나 이사회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고려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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