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VIP자산운용의 첫 공모펀드인 'VIP 더 퍼스트'(VIP the fist)가 조기 완판된 가운데 최준철 대표이사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책임운용역으로서 VIP 더 퍼스트의 성패를 가름할 중책을 맡게 되면서다. 시장에서는 VIP Core Value(코어밸류)를 통해 보여준 가치주 대가로서의 면모가 다시금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운용의 VIP 더 퍼스트(1‧2호)는 판매가 개시된 지난 13일 하루 만에 한도 물량 300억원이 완판됐다. VIP 더 퍼스트의 흥행 비결로는 '손익차등형' 전략이 꼽힌다. 본래 민간 공모펀드는 선‧후순위 출자자별로 차등해 손익을 인식할 수 없다. 이에 VIP운용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사모재간접이란 모(母)펀드가 자(子)펀드에 해당하는 복수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형태를 말한다. 투자자-> 공모펀드-> 사모펀드-> 개별종목으로 짜여진 구조다.

'사모재간접형으로 손익차등형을 구현한다'는 발상은 VIP운용 수뇌부가 머리를 맞댄 결과다. VIP운용의 핵심 3인방인 최준철‧김민국 대표이사와 박영수 부사장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에 힘입어 성공적인 공모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3인방 중에서도 최준철 대표의 역할에 시선이 모아진다. 책임운용역으로서 투자전략 등 VIP 더 퍼스트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피투자 대상인 하위 사모펀드의 운용도 직접 맡고 있다. 7개 사모 자펀드 중 2개(▲VIP Growth▲VIP 고배당) 펀드의 매니징을 홀로 전담한다. 펀드레이징을 조기에 달성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VIP 더 퍼스트의 명운이 최 대표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민국 대표(▲VIP Value▲VIP ESG)와 조창현 매니저(▲VIP ALL Season▲VIP K-Consumer) 역시 2개 펀드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 대표와는 다소 사정이 다르다. VIP ESG의 경우 김 대표 단독이 아닌 밸류팀이 함께하는 멀티매니징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VIP K-Consumer 역시 마찬가지다. 조창현 매니저를 필두로 그로스팀 소속 매니저가 함께한다.

업계에서는 최 대표가 가치주 대가로서의 면모를 발휘해 VIP 더 퍼스트의 성공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VIP운용이 헤지펀드 명가로 자리잡는 데 일조한 'VIP Core Value'에서 보여준 매니징 능력이 재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최 대표가 책임운용을 맡고 있는 VIP Core Value는 세 자릿수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설정이후 수익률은 259.79%(21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최근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47.55%와 18.38%이며 순자산 규모는 463억원이다. 국내 가치주에 기반을 두되 저평가된 성장주도 혼합하는 GARP(Growth At a Reasonable Price) 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란 분석이다.

GARP 전략은 VIP 더 퍼스트에 편입되는 VIP Growth에도 적용된다. 최 대표는 느리지만 우수한 경영진과 상품경쟁력을 보유하며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는 국내상장 주식을 장기보유(Buy&Hold)할 계획이다. VIP 더 퍼스트가 초반 흥행에 걸맞는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최준철 대표를 포함한 김민국 대표, 조창현 매니저 등이 합심해 VIP 더 퍼스트가 투자자들의 성원에 걸맞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