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삼양식품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 '중간배당기준일 변경' 안건을 상정해 눈길이 끌고 있다. 일단 회사 측은 기준시간을 삭제하는 단순한 내용 변경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삼양식품이 그간 고속 성장을 이어왔고, 배당 재원을 대거 쌓은 만큼 분기배당을 위한 정지작업일 수도 있단 것이 시장 일각의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3월 29일 개최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 ▲62기(2022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3개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중 중간배당기준일 변경(제42조의2) 내용이 포함된 정관일부 변경의 건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양식품의 정관 제42조의2(중간배당)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6월 30일 0시 현재의 주주에게 상법 제462조의3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 ▲'중간배당은 직전결산기의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에서 직전결산기의 자본금(금액) 등을 공제한 액을 한도로 한다'로 정해져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중간배당을 받기 위해선 6월29일에 주식을 사야하는 셈이다. 이에 다른 기업들의 '7월1일 0시' 혹은 '6월30일'로 정해져 있는 것을 고려해 정관 변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도 "정관에 중간배당 실시기간이 '6월 30일 00시'로 기준이 잡혀 있는데, '00시'를 삭제하기 위한 단순한 안건"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양식품이 해외 판매 확대에 힘입어 급성장을 이루고 있는 만큼 분기배당에 대해 관한 정관을 마련할 수도 있단 게 시장 일각의 시각이다. 예컨대 코웰패션(2019년)과 신한금융(2021년) 등이 정관 변경을 통해 분기배당에 나선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연말에 갑작스레 배당금을 늘리는 것보다 분기마다 일정금액을 배당하는게 주주들에게 더 이익"이라며 "분기배당을 실시하면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하는 등(배당락)의 행동이 줄어 주식 가치의 변동성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수 부회장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던 만큼 이번 정관 변경의 경우 분기배당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선 관계자의 설명처럼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판매호황세 덕에 실적이 우상향 중이다. 실제 불닭볶음면이 해외서 인기몰이를 하기 전인 2015년만 해도 이 회사의 매출액은 2909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9090억원으로 7년 새 평균 17.7%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이 기간 43.7%(71억원→904억원)씩 증가했다.

이 덕분에 배당 재원으로 활용가능한 이익잉여금이 불면서 삼양식품 역시 최근 몇 년 새 적극적으로 배당금을 높이고 있다. 2015년 1625억원 수준이던 삼양식품의 이익잉여금은 2021년 3385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고, 총 배당금 역시 ▲2019년과 2020년 60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104억원으로 증가세다. 특히 김정수 부회장의 경영복귀 직후인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5%, 2022년의 경우 38.8%나 늘어났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각의 이러한 관측에 대해 논의조차 없는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2022년 첫 중간 배당을 실시했고, 당시 매년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연 2회 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배당 정책(연2회)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