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15일 ▲케이더블유디제일차 ▲케이더블유디제이차 ▲케이더블유디제삼차 등 3곳과 140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었다. 대출 만기는 이날부터 오는 3월 15일까지 약 3개월이다.

HDC현산에 대출금을 제공한 세 회사는 대출금 조성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케이더블유디제이차는 600억원, 케이더블유디제일차와 케이더블유디제삼차는 각각 400억원의 유동화증권을 단기사채(ABSTB)로 발행했다. 각 회사의 유동화증권 발행주관은 신영증권이 맡았다. 신용등급은 HDC현산이 보유한 'A2(안정적)'를 각각 받았다.

SPC의 ABSTB 발행으로 조성한 대출금은 광운대역세권복합개발사업 관련 토지매매계약에 따른 담보부동산 매입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복합개발사업은 노원구 월계동 85-7 일원 광운대역 일대 물류부지 14만8166㎡에 업무·판매·컨벤션·영화관 등을 포함하는 최고 46층 높이의 복합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연면적은 40만㎡에 이르며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2466가구를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1호선 광운대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정차하기로 하면서 관심도가 오르고 있다.

총 사업비만 2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HDC아이파크몰과 호텔HDC, HDC리조트, HDC랩스 등 그룹 전체가 이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HDC현산을 포함한 HDC그룹 전체의 사활이 걸린 사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HDC현산 역시 이 사업의 중요성을 직시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정기 인사를 실시해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을 전담하는 'H-1 사업단'을 신설했다. 

이어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에 포함된 임대주택사업 출자자 모집을 위해 지분 100%의 리츠(REITs) 'HDC넥스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자본금 3억원)'를 설립했다. HDC넥스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지난해 9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부동산투자회사 영업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 사업을 두고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얼어붙은 자본시장에 훈풍이 돌면서 사업 추진력을 얻은 것이라고 평가한다. HDC현산이 지난해 초부터 잦은 사고와 사후 처리로 진땀을 흘렸기에 이번 브릿지 대출 유치는 이례적이면서 상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은 그동안 부동산 시장 침체 외에도 광주 사고로 인한 소송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사가 직접 자금 조달의 주체가 됐다는 것은 그만큼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를 통제할 역량을 회복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의 착공 시기는 이번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하는 3월 중순 이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만기가 도래할 무렵 본PF 대출 전환이 유력하다. 준공예정 시기는 2028년으로 설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