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대응하는 것보다 구글에게는 더 큰 당면 과제가 있습니다. 줄어드는 미국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입니다. 아마존은 구글의 점유율을 계속 빼앗아 오고 있습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리세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스노우볼랩스가 개최한 <2023 미국 주식 투자 전략> 행사에서 참석해 이처럼 말했다. 이어 그는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의 광고 사업이 커지는 것처럼 아마존 내 광고도 늘고 있다"며 "일반적인 재화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은 네이버나 구글이 아닌 쿠팡과 아마존에서 검색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용제 연구원은 "2022년 부진했던 사용자는 2023년 증가 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용자당매출(ARPU) 부진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 둔화에 맞서 기업들은 직접적인 상품과 서비스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브랜드 광고를 줄이고 있으며, 이는 SNS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연결되고 있다"설명했다. 다만 2022년 상반기 ARPU 부진과 함께 미진한 사용자 증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점점 개선되었고, 2023년에는 확대될 전망이다.

어려운 광고 시장 환경 속에서도 신규 플레이어로 부상한 기업도 있는데, 애플과 넷플릭스다. 정용제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11월 3일부터 OTT 광고 사업을 본격화했고, 일부 국가에서 초기 광고 완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기존 온라인 광고가 미치지 못한 TV 광고 시장 잠식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플랫폼 산업을 담당하는 정용제 연구원은 게임 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용자 증가세는 긍정적이지만 ARPU 부진 여파가 2023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2023년 성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오프닝, 신작 부재 등의 영향 탓이다. 그는 "팬데믹 기간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재택근무가 게임의 퀄러티를 떨어뜨리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눈여겨 볼 부분이 있는데 게임 광고 시장이다. 정 연구원은 "게임 기업의 신규 수익원으로 게임 내 광고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고 내다봈다. 로블록스 생태계 내 구찌 광고가 나오는 식이다.

정용제 연구원은 "전반적인 매크로 우려로 플랫폼 기업들의 단기 매출 부진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점유율 상승으로 향후 매출이 확대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아마존과 페이팔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점유율은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은 빅커머스와 CTV 밸류체인인 트레이드데스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빅커머스 판매자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에게 배송 보장 기반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아마존이 쇼피파이를 견제하기 위한 파트너십"이라고 전했다. 트레이드데스크는 TV 광고 시장을 잠식하는 CTV 애트테크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도 CTV 시장에 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