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삼성카드가 서프라이즈 수준의 4분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선제적 자금조달 비용 통제와 수익성 위주의 영업기조가 극대화된 실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올해는 고금리 기조의 지속과 경기둔화 우려에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손·이자비용 방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한 165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카드는 이미 작년 3분기까지 전년 대비 8.3% 늘어난 누적 순이익 4543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4분기 역시 안정적인 대손 비용 관리에 힘입어 1000억원 수준의 분기 순이익이 전망됐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12.9% 증가한 6223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지난해 기대치를 상회하는 순이익 달성의 요인으로는 무이자할부 서비스 등 마케팅 축소를 통한 수익성 강화와 건전성 관리를 위한 리스 사업 축소에 따른 업무비용 감소, 여기에 판촉비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감소 등이 꼽힌다.

또한 개인신판 확대로 신용판매사업 수익이 전년 대비 12.5%(649억원) 증가한 5837억원을 기록한 것도 실적 성장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자금 조달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실적 성장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 구성을 장기위주로 분산하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의 증가폭이 적었다"면서 "하반기 자금경색 등 불안한 영업 상황의 여파가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가벼웠다"고 말했다.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거둔 삼성카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당기순이익 6414억원)의 뒤를 바짝 쫓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감소했다. 신용카드매출, 대출상품, 리스 등 고른 영업이익 증가에도 급격한 조달 비용 상승 및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이다.

문제는 올해 고금리 기조의 지속과 경기둔화 우려 확대 등으로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률 하락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카드 역시 이 같은 전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삼성카드의 연간 순이익 예상치는 지난해 순익 규모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실질소비 및 금리부담 등으로 상품자산 성장률이 둔화될 점과 잔액 기준 조달비용률이 상승해 삼성카드의 올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입부채 평잔 증가 및 신규차입금리 큰 폭 상승을 고려하면 이자비용 등 조달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더불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도 부담"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카드는 효율경영 강화를 통해 악화된 업황 전망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대손비용과 이자비용 등 영업비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업계 전반에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사 역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 및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 강화로 악화되는 환경에 대응력을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