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원료인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3분기 환차익을 안겨줬던 환율 상승 효과도 4분기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고서를 낸 한화투자증권은 포스코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가 지난해 10월 전망한 포스코케미칼의 4분기 이익 전망치는 817억원이었다. 4개월 만에 실적 눈높이를 대폭 낮춘 것이다. 4분기 매출은 92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1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한 시기에 보고서를 낸 여러 증권사가 포스코케미칼의 실적 전망치를 수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케미칼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20억원에서 210억원으로 정정했으며, 유안타증권도 750억원에서 510억원으로 전망치를 줄였다.

직전 분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로 이익 감소는 두드러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판가 인상이 바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이익을 실현했는데, 4분기는 관측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만 약 7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특히 양극재 매출(중국 절강포화 포함)은 658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양극재 매출이 6780억원인데, 단 3개월 만에 1년치 실적을 창출한 것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인 양·음극재를 만들어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납품한다. 친환경차 수요가 폭증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역설적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던 시장이 돌아선 것도 2차전지 소재 사업 때문이다. 3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2차전지 소재 사업이 4분기에는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원료 가격이 오르면 양·음극재 판가도 오르면서 실적도 증가하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깜짝 실적도 판가가 원가에 연동돼 움직인 영향이 컸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연초 kg당 267.5위안에 거래되던 리튬은 9월 kg당 500위안까지 올랐다. 지난해 니켈 가격은 톤당 3만달러를 훌쩍 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니켈 가격은 1만원대 후반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원가 상승 효과로 지난해 3분기 양극재 판가 인상률은 27%에 달했다.

4분기 원재료 가격은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kg당 581위안까지 치솟다 12월 kg당 475위안까지 떨어졌다. 직전 분기까지 상승 곡선이었다면, 연말로 갈수록 하향세로 꺾였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29%와 66% 감소할 것"이라며 "연말 양극재 출화 둔화로 출하량이 감소하고 판가가 하락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환차익 효과도 4분기에는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양·음극재는 수출 비중이 90%로 포스코케미칼은 환율 상승의 수혜 기업 중 하나다. 환율이 10% 이상 뛴 지난 3분기와 대조적으로 4분기 동안 환율은 11% 하락했다. 

다만 4분기 성적이 다소 주춤해도 포스코케미칼은 이미 3분기까지 누계 이익 1626억원을 기록, 전년도 연간 영업이익(1217억원)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이익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