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미래에셋생명의 GA(법인보험대리점) 자회사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좀처럼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모회사 상품의 판매 비중을 낮추고 독립채널로써 경쟁력을 키워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1일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따르면 GA로써 입지를 굳히기 위해 소속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성 및 전문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수의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설계사들이 기존에 미래에셋생명 상품만 취급하는 전속 설계사였던 만큼 다른 회사 상품에 대해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설계사 업무지원 등을 통해 극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관계자는 "전속 조직일 때와는 달리 다른 회사의 상품도 판매할 수 있지만 아직 미래에셋생명 상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다른 회사의 다양한 상품 판매를 늘려 질적 성장을 꾀하고 동시에 조직 규모를 키워 양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생명은 2004년 GA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내부 전속 설계조직은 그대로 두고 독립된 GA를 따로 꾸려 전속채널과 독립채널을 모두 둔 투트랙 판매 전략을 꾀했다. 투트랙 전략을 이어오던 미래에셋생명은 2021년 3월 3300여 명의 전속설계사들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옮기면서 생보업계에서 처음으로 제판분리를 추진했다.

제판분리가 추진된 2021년을 기준으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실적은 오히려 급격히 악화됐다.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를 통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판매 기능을 집중시키기 전인 2020년 1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손실은 제판분리 후 236억원으로 급증했다. 적자 행진은 2022년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영업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실적이지만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억원, 23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생명의 제판분리를 두고 다른 보험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 증가 및 연결손익 개선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또한 전속설계사의 GA 이탈을 막을 수 있어 보험계약 유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와 같은 평가가 무색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나친 모회사 상품 쏠림현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회사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다양한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데 따른 매출 증가 효과를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독립채널 역량 강화 힘을 쏟는 이유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생보사와 손보사 각각 14곳, 모두 28곳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수수료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수료 가운데 무려 68.6%가 모회사인 미래에셋생명 상품 판매 수수료였다. 제판분리 첫 해인 2021년 모회사 상품 비중이 76.27%에 이르렀던 데 비하면 개선됐지만 2020년에는 미래에셋생명 판매수수료가 18.04%에 불과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에 대한 높은 매출의존도는 고객의 니즈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GA 채널의 가장 큰 장점을 무력하게 만든다"며 "또한 모집인의 영업활동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GA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